IPONH투자증권, '파두사태' 여파에도 존재감 여전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지난해 '파두 뻥튀기 상장' 논란은 늘 화두였다. 특히 기술특례상장과 관련해 심사요건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IPO 시장의 강자로 불리던 NH투자증권 행보에 꼬리표로 붙으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런데도 NH투자증권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올해 1분기 IPO 대표주관 실적 중위권을 유지하는 동안 대어급 딜을 따내며 하반기 약진을 예고한 것이다.
7일 '2025년 1분기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IPO 대표주관실적은 1046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6위)에 이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 956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던 것과 상반된 순위지만 시장 분위기가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주관 실적은 오히려 늘었다.
NH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상장시킨 기업은 총 4곳이다. 지난 3월 20일 상장한 티엑스알로보틱스(발행액 415억원)의 IPO를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하며 실적을 견인했고 현재까지도 공모가(1만3500원)를 상회하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동방메디컬(발행액 315억원)과 동국생명과학(180억원)을 지난 2월 차례로 코스닥시장에 데뷔시켰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선 씨케이솔루션(225억원)을 상장시키며 차곡차곡 주관실적을 쌓았다.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대어급 종목의 IPO 대표주관 딜을 다수 확보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상장 '사수'에 도전하는 케이뱅크가 대표적이며 한화에너지 IPO도 최근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과 함께 공동대표주관사에 선정됐다.
케이뱅크 IPO는 NH투자증권,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공동대표주관을 맡았다. 지난해 10월 기업가치를 5조원 이상으로 평가하며 재수에 나섰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철회했고, 지난 2월에도 불안정한 정국 탓에 상장을 미뤄야했다. 하지만 경영진의 연내 상장 의지가 강해 상장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가 상장할 경우 공모가 하단(9500원) 기준 2493억원의 대표주관실적 적립이 가능하다.
한화에너지 역시 기업가치를 6조~8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내 상장이 목표인 만큼 NH투자증권이 올해 하반기 IPO 리그테이블 상위권으로 약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전망이다.
연초부터 대어급 IPO를 예고하면서 최강원 NH투자증권 주식발행시장(ECM)본부장에게 제기된 물음표도 해소되는 분위기다. 최 본부장은 홍콩법인장이었던 지난해 말 조직개편 과정에서 ECM본부장에 선임됐다. 대우증권시절 IPO본부에서 증권사 경력을 시작했지만 오랜 해외업무 탓에 업무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그럼에도 올해 굵직한 IPO 딜을 수주했다는 점에서 NH투자증권의 커버리지 역량이 힘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강원 본부장이 영업에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고 NH투자증권이 그동안 축적한 커버리지 노하우가 여전한 만큼 계획한 대어급 IPO를 연내에 성공하면 연간실적 상위권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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