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한국투자證, 여유로운 출발…하반기 대어급 출격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분기 여유롭게 출발하는 모습이다. 중소형사 기업공개(IPO) 실적만 쌓았던 지난해 1분기와 유사한 패턴이다. LG CNS와 서울보증보험 등 대어급 IPO로 주관실적을 쌓은 증권사들에 밀려 중위권이지만 한화에너지와 SK엔무브 등 초대어급 IPO를 하반기에 성사시키면 2연패도 가능할 전망이다.
4일 '2025년 1분기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대표주관실적은 1185억원으로 증권사 순위 6위를 기록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방산 기업 삼현의 상장(600억원) 1건에 머물렀던 지난해(4위)보다 순위가 두 계단 내려갔지만 대표주관금액은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IPO와 관련해 주관한 기업은 총 4곳이다. 지난 2월 아이지넷(140억원)을 시작으로 오름테라퓨틱(500억원), 더즌(225억원), 에이유브랜즈(320억원) 등이 코스닥에 등장했다. 대어급을 주관실적을 쌓지 못했으나 비교적 규모 있는 중소형사 IPO로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지난해보다 주관실적이 증가한 상황에서 대표주관을 맡은 대어급 종목은 2분기를 시작으로 차례로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다. 삼성증권과 공동대표주관을 맡은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시작으로 SK엔무브, 한화에너지가 IPO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가치 1조를 넘길 것으로 예상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장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예상 밸류에이션을 7000억~8000억원 선으로 몸값을 낮춘 상황이다. 하지만 한화에너지 4조~5조원, SK엔무브는 6조~8조원으로 평가 받고 있어 연내 코스피 상장에 성공할 경우 한국투자증권의 2연패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IPO 대표주관실적 1위를 차지했던 과정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대표주관실적 6181억원을 쌓으며 리그테이블 1위를 차지했다. 당시 2위였던 미래에셋증권(5790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당시에도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600억원을 대표주관하는 데 그쳤지만 7월 게임기업 시프트업을 코스피 상장시키며 역전을 일궈냈다. 당시 시프트업은 총 4350억원을 공모하며 한국투자증권에 1450억원의 주관실적을 안겨줬다. 초대어급 기업들의 IPO가 2개나 예정돼 있는 만큼 대표주관실적을 쌓는데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한화에너지와 SK엔무브의 상장시점이 불안정한 시장과 여론의 시선으로 내년으로 밀린다는 변수도 존재한다. 이 경우 LG CNS 공동대표주관으로 1분기 1위에 오른 KB증권, DN솔루션즈 공동대표주관에 나서는 미래에셋증권 등 앞서 대어급 IPO를 주관한 증권사에게 올해 IPO 왕좌가 돌아갈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계속된 탄핵 정국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느냐에 따라 IPO 시장의 분위기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시장이 활기를 되찾는다면 거래소 심사기준 등이 완화되며 주관사들의 대표주관실적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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