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TDF ETF 시장에 잇달아 참전하고 있다. 퇴직연금 흥행 라인업인 TDF(타깃데이트펀드)와 개인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ETF(상장지수펀드)의 결합 상품인 만큼 양쪽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 중인 자산운용사들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달 TDF ETF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11일 액티브 ETF 방식의 TDF ETF 3종을 내놓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5일 패시브 ETF 방식인 1종을 상장했다.
성과도 좋은 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TDF2045' ETF는 상장 첫날 12억원 규모의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에 출시된 역대 TDF ETF 중 상장 첫날 매수 규모가 가장 많은 사례다.
TDF ETF는 ETF 형태의 TDF를 말한다. TDF는 글라이드패스(생애배분주기)에 따라 투자자산 구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상품이다. ETF는 기초가 되는 비교지수 성과를 추적하는 인덱스 펀드로 주식처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TDF ETF는 2022년 처음 출시된 이후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에서 관련 상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국내 TDF ETF의 전체 순자산총액은 지난해 기준 2753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크게 형성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TDF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TDF ETF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TDF 설정액 규모는 지난해 말 10조675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조원가량 증가했다. TDF ETF 규모 자체도 21일 기준 369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배가량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고객의 퇴직연금 투자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TDF 역시 각광을 받고 있다"며 "TDF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면서도 ETF인 만큼 높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요소"라고 말했다.
TDF ETF는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ETF라는 점도 개인고객 선호도를 높이는 요소다. 기존 TDF는 펀드여서 환매 기간이 길지만 TDF ETF는 현금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2영업일이기 때문이다.
ETF 투자자에게도 TDF ETF는 매력적인 투자종목이 될 수 있다. 기존에 인기를 끌던 해외주식형 ETF는 최근의 미국증시 부진으로 성적이 주춤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TDF ETF가 분산투자 종목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한 예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TDF2045 ETF를 내놓으면서 이 상품을 이용하면 퇴직연금 DC형(확정기여형)이나 개인형IRP(개인형 퇴직연금) 투자자가 전체 퇴직연금 투자자산의 93%까지 미국 S&P500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주요 홍보 포인트로 내세우기도 했다.
더불어 TDF ETF는 기존 TDF보다 총보수가 낮다는 장점도 있다. 기존 TDF 총보수가 연 0.9%대인 반면 TDF ETF의 평균 총보수는 연 0.7%대로 낮은 편이다.
현재 TDF ETF 시장은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이 점유율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ETF 시장 강자로 꼽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TDF ETF를 내놓으면서 향후 시장 구도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점유율 경쟁 자체가 치열한 상황이다 보니 최근 각광받기 시작한 TDF ETF 역시 자산운용사들이 라인업 확충에 지속해서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도 관련 상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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