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투자, 차기 수장에 이대희 전 중기부 실장 내정
이르면 4월초 선임…현장 친화적 정책 수립 능력 뛰어나
이대희 전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조정실장. (제공=중소벤처기업부)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한국벤처투자의 차기 수장으로 이대희 전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조정실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지난 17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이대희 전 기조실장을 제9대 대표로 내정했다. 이 전 실장은 지난 16일 중기부 기획조정실장에서 물러났다. 이 전 실장은 이르면 4월 공식 취임해 3년 간의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1970년생인 이 내정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영국 버밍엄대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행정고시 37회로 1994년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에서 26년간 근무하다 2022년 중기부로 옮겨 소상공인정책실장, 중소기업정책실장, 기조실장 등을 역임했다.


업계에서는 그가 30년 이상 공직에 몸담아 오는 동안 현장 친화적인 정책 수립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  내정자가 한국벤처투자 대표로 취임하면, 2005년 기관 설립 이후 처음으로 관료 출신이 수장을 맡게 된다. 그동안은 주로 금융권 출신 인사들이 한국벤처투자 대표직을 차지해 왔다. 


이들은 민간의 선진 투자 기법을 모태펀드 운용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부분에서 강점이 있었지만, 각종 신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주무부처인 중기부의 입김에 자유롭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반면 이 내정자는 중기부 고위직 출신인 만큼 한국벤처투자의 독립적인 운영 체계를 확립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서 확인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벤처투자 차기 대표이사 자리에는 두 자릿수의 인원이 지원했다. 이 전 실장이 내정된 만큼 지원서를 낸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서류 심사와 면접을 진행하는 절차는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1월 유웅환 전 대표가 자진 사임한 이후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자리는 약 1년3개월 동안 공석 상태다. 이전에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인텔, SK텔레콤에서 임원 등으로 재직한 민간 출신인 유 전 대표가 수장을 맡았으나 중소벤처기업부와 갈등을 겪으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3년 3월 '한국벤처투자 및 벤처투자모태조합 관리규정'을 개정했다. 관리규정 중 제8조 '출자심의회의 설치·운영' 부분에서 기존에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맡았던 모태펀드 출자심의회 의장을 주관 부서의 부서장급으로 변경했다. 출자심의회 의원 구성 역시 회사 대표를 제외한 7명 이내로 개정했다. 회사의 핵심 직무에서 유 대표를 배제시킨 것이다. 이후 유 대표가 사임하면서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직은 2023년 10월 부임한 신상한 부대표가 대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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