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현대오토에버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가 본업인 차량 SW(소프트웨어) 개발과 재무에 중점을 두고 재편 되면서다. CTO(최고기술책임자)나 다름없는 류석문 전무와 CFO(최고재무책임자)인 박상수 상무가 김윤구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 '3각 편대'를 구축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다음 달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 재무제표를 비롯해 DPS(주당배당금)를 1780원으로 확정하기 위한 배당 승인이 이날 이뤄질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오토에버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멤버를 교체하는 안건도 다뤄진다.
먼저 외부 전문가들로 꾸려지는 사외이사에는 장영재 KAIST 산업·시스템 공학과 교수와 설금희 전 켐젠 대표가 합류한다. 정 교수와 설 전 대표는 기존 멤버인 김희철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이선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함께 현대오토에버의 감시자 역할을 수행한다. 사외이사로 활동해 온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임기가 만료되면서 이사회에서 물러난다.
현대오토에버 수뇌부로 꾸려진 사내이사에도 변동이 생긴다. 김윤구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에 속해 있던 이세희 경영지원사업부장 전무가 물러나고, 류석문 SW플랫폼사업부장 전무와 박상수 기획재경사업부장 상무가 새롭게 이사회에 진입한다.
이 전무는 전직인 현대차 인사팀장 출신으로 백오피스 업무인 HR(인사관리)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이와 달리 류 전무는 현대오토에버의 핵심 비즈니스인 차량 SW(소프트웨어) 개발을 진두지휘한다. 또한 박 상무는 CFO(최고재무책임자)로서 현대오토에버의 재정을 관리한다. 일각에서 현대오토에버 이사회가 회사의 지향점인 '모빌리티 테크 컴퍼니(Mobility Tech Company)'에 맞게 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류 전무와 박 상무 모두 김윤구 대표 체제 들어서 영입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류 전무의 경우 지난해 3월 김윤구호(號)가 닻을 올린 직후 현대오토에버에 상무 직급으로 승선했다. 전직인 쏘카에서 전 부문에 걸친 개발을 이끈 류 전무에게 전장 SW 개발과 품질 관리를 전담하는 중책을 맡겼다. 이후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 데 이어 사내이사 진입까지 앞두면서 김윤구 대표의 '믿을맨'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박상수 상무는 맥킨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액센츄어 등 글로벌 컨설팅 업체를 거친 '전략통'이다. 특히 AI, 클라우드 등 ICT(정보통신기술)와 접목된 전략기획에 강점을 지녔다. 직전 근무지인 A.T.커니(A.T. Kearney)에서는 현대차그룹에 커넥티드 카,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등과 연계된 컨설팅을 제공했다. 이러한 커리어를 인정받아 지난해 8월 현대오토에버 혁신전략컨버전스사업부장으로 발탁됐다.
박 상무의 업무 범위는 전략 수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내에 윤홍만 상무가 재경실장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현대오토에버의 CFO(최고재무책임자) 타이틀은 박 상무가 가지고 있다. 박 상무가 조직 편제상 재경실을 산하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혁신전략컨버전스사업부의 명칭을 기획재경사업부로 변경한 것도 박 상무에게 주어진 재정 관리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류석문 전무는 현대오토에버에 CTO(최고기술책임자) 직책이 없다 보니 C레벨 자격이 부여되지는 않았지만, 김윤구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외부에서 영입된 8명의 리더급 중에서 가장 먼저 전무로 승진한 케이스"라며 "김윤구 대표가 취임 1년을 맞아 기술 개발과 재무를 총괄하는 임원을 이사회에 포함시킨 만큼 본격적으로 질적 도약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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