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에쓰오일이 내년 상반기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하는 샤힌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선 석유화학 업황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샤힌프로젝트 가동에 따른 공급과잉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만 에쓰오일은 2027년 중반부터 공급과잉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 구조재편 효과로 공급과잉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 성장과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28일 방주완 에쓰오일 최고재무책임자(CFO) 수석부사장은 2025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샤힌프로젝트 수익성 전망에 대해 "샤힌프로젝트는 장기적으로 경쟁사의 신규 투자를 억제하고 산업 구조조정을 촉진해서 오히려 공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며 "세계 경제 성장과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 효과로 제품 수요는 점진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황 개선의 시점은 다소 불확실성이 있지만 빠르면 샤힌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27년 중반부터는 시장 공급과잉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석유화학 마진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샤힌프로젝트의 기계적 준공 시점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가동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공정률은 65.4%다. 이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의 모회사 사우디 아람코가 투자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사업이다.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내 축구장 120여개 면적 부지에 9조2580억원을 투자,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주요 시설은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 크래커,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TC2C 시설 등이다.
샤힌프로젝트에는 이미 4조원 이상 투자됐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2022년 406억원 ▲2023년 1조4640억원 ▲2024년 2조6070억원 ▲2025년 1분기 511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총 3조4870억원이 투입된다. 투자 규모가 상당한 만큼 샤힌프로젝트 성과가 향후 에쓰오일의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업황 반등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올해만 보더라도 미국의 관세 정책 이슈로 유가 및 석유 제품 수요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세계 석유 수요를 연초 일평균 124만배럴에서 108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에쓰오일은 관세 이슈로 수요 감소 가능성을 짚으면서도 관세 협상 진전으로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샤힌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경제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현재 (미중 관세 전쟁) 상황이 미중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라 시간이 지나면 관세 협상에도 어느 정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회사가 건설 중인 스팀 크래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며 "원재료 측면에서도 기존 정유 공장에서 발생하는 저부가가치 부산물들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충분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끝으로 "석유화학 시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샤힌프로젝트의 경제성이 당초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다소 낮아질 수 있겠지만 설령 지금의 낮은 석유화학 스프레드가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가동할 수 있는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을 냈다. 연결기준 매출 8조9905억원, 영업손실 21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소폭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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