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최장수 CEO' 이용배, 임기로 역량 입증
현대로템이 지난해 연간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아픈 손가락'이라는 오명을 말끔히 씻어냈다. '재무통' 이용배 대표이사 사장 체제 하에 현대로템을 재무위기에 빠트렸던 레일솔루션(철도)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서는 등 인고의 시간을 거친 끝에 맺은 결실이다. 레일솔루션 부문이 숨고르기에 돌입한 사이 디펜스솔루션(방산)은 현대로템 전체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는 '효자'로 거듭난 분위기다. 디펜스솔루션 사업에 힘입어 외연 확장에 성공한 현대로템에는 이제 모태사업이기도 한 레일솔루션 사업을 다시금 성장궤도에 올려야 한다는 까다로운 과제가 주어져 있다. 현대로템이 이 같은 난제를 풀고 우량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로 취임 6년차를 맞이하며 '최장수 CEO' 타이틀을 굳혔다. 현대로템 구원투수로 등판해 재무구조를 전면 손질하고 사상 최고 실적을 견인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 이용배 사장, '연 매출 4조·영업이익률 10%' 성과 '가시적'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용배 사장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24일까지다. 이 사장은 2020년 임기를 시작했으며 2023년 초 재임에 한차례 성공했다. 이 사장은 임기가 3년 안팎이었던 역대 수장들과 달리 현대로템 최장수 CEO로 재직 중이다.
이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 재무통으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현대로템 CEO 자리에 오르기 직전까지 현대차증권 대표직을 지냈으며 현대자동차 경영기획담당 및 기획조정3실장, 현대위아 기획·경영지원·재경·구매·경영담당 등을 거쳤다.
이 사장이 현대로템 경영위기를 진화할 소방수로 투입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사장이 수장 지휘봉을 넘겨 받은 당시 현대로템은 2019년 기준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내는 등 재무 안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레일솔루션 부문 저가 수주 여파다.
이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비상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조직 통폐합·임원 감축 등 자구책을 마련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또 투명수주심의위원회를 신설해 수주 리스크를 관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1년 만에 현대로템 수익성 지표를 플러스로 전환시켰다.
이 사장은 경영 능력을 수치로 증명해내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매출액 4조3766억원, 영업이익 456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로템이 연 매출 4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제조업에서 '꿈의 숫자'로 통하는 10%를 달성했다.
◆ 디펜스솔루션 사업 '효자'…배당 재개 이어 주주환원 드라이브
현대로템은 올해도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 현대로템 경영실적 전망치로 매출 5조5793억원·영업익 7804억원을 제시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27%, 영업이익은 71% 늘어난 수치다.
현대로템의 호실적은 디펜스솔루션 부문이 이끌고 있다. 디펜스솔루션은 부문은 2022년 폴란드 군비청으로부터 수주한 'K2' 전차 1000대 공급 계약을 계기로 최근 2년 간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2024년 디펜스솔루션 부문 매출은 2조3652억원으로 수주 첫 해인 2년 전과 비교하면 123% 급증했다. 현대로템은 현재 K2 전차 2차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폴란드와 협상을 진행 중인 단계다.
특히 올해는 현대로템이 실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주주환원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기념비적인 해로 남을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재무구조 개선 노력 끝에 지난해 10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기도 했다. 2019년 당시만 해도 결손금이 1199억원에 달하는 등 한동안 어려움이 뒤따른 탓이다.
현대로템은 최근 '2025~2026년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기간 주당배당금(DPS)을 전년 대비 최소 10%에서 최대 50% 상향한다는 게 골자다. 주당배당금이란 기업이 주주에게 지급하는 총 배당금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금액을 가리킨다. 주식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수익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매년 배당금을 상향하고 배당 안정성을 높이고자 주당배당금을 배당지표로 설정했다"며 "향후 2개년도에 걸쳐 배당정책을 시행해 배당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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