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GS리테일이 적극 추진했던 부동산개발과 지분투자가 악영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몇 년째 반복되는 고질적인 손실로 주력사업 이익마저 잠식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GS리테일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나선 투자들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26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 순이익 221억원에서 약 500억원의 낙폭을 보였다.
GS리테일의 순손실은 부동산개발사업과 공동·관계기업 지분투자에 대한 지분법손실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3분기까지 ▲지분법손실 849억원 ▲기타비용 451억원 ▲금융비용 1101억원 등이 순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분법손실은 대부분 배달앱 플랫폼 요기요 운영사인 위대한상상에서 발생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요기요에서만 849억원의 지분법손실이 반영됐다. 지분법 손실은 피투자회사의 순손익에 대해 보유 지분만큼 투자회사의 손익으로 반영되는 회계처리 방식이다.
GS리테일은 2021년 신사업 확대 차원에서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요기요 지분 30%를 확보했다. 그러나 배달업계의 출혈 경쟁과 영업 부진으로 요기요의 손실이 커지며 GS리테일 역시 보유 지분만큼 손실을 떠안게 됐다.
부동산개발사업의 부진 또한 순손실 확대의 주범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451억원의 기타손실 중 224억원은 유형자산처분손실, 126억원은 전대리스처분손실에서 발생했다. 아울러 지난해 3분기 누적 금융비용 총 1100억원 중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평가손실이 288억원, 이자비용이 799억원을 차지했다.
이는 모두 GS리테일이 보유한 금융자산의 공정가치가 하락한 데다 개발사업에 따른 대규모 자금의 이자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여러 대규모 개발사업에 이름을 올린 GS리테일이 직격탄을 입은 셈이다.
특히 GS리테일의 부동산개발사업은 3분기 누적 매출인 8조6929억원 중 1%에도 미치지 못하는 280억원에 불과해 실적 기여도는 미미한 반면 비용부담은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가외투자 손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수 년째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얼어붙은 데다 지분법손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요기요 역시 치열한 업황으로 근시일 내 실적 회복이 요원하다는 업계 관측도 나온다. 실제 GS리테일의 순이익은 2022년 476억원, 2023년 221억원, 지난해 마이너스(-)261억원으로 해마다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GS리테일의 무리한 사업다각화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편의점이 다시 호황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부대사업은 아픈 손가락이 됐다"며 "부동산 업황 회복 가능성이 낮은 만큼 주력사업에 집중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요기요와 같은 지분법손실이 지속되는 회사에 대한 지분 정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무건전성 확보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에 대해 "부동산시장 침체로 투자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장에서 수익 인식이 중단됐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선반영하며 순이익이 감소했다"며 "앞으로 철저한 자산관리를 통해 부동산개발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분법손실을 내고 있는 요기요 등 투자자산에 대한 지분정리 여부에 대한 별다른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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