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이랜드리테일이 주력사업인 상설할인매장에 대한 과감한 개편과 함께 본격적인 재무개선 작업에 나섰다. 올해 기업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이를 회복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향후 효율적인 유통구조를 구축함과 동시에 계열사 대여금 회수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올해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BBB+(안정적)이었던 이랜드리테일의 기업신용등급은 올해 6월 BBB+(부정적) 전망에 이어 이달 24일 BBB(안정적)로 한 단계 낮아졌다.
한기평은 이랜드리테일 신용등급 조정의 주원인으로 ▲소비 양극화와 온라인쇼핑 확산으로 인한 사업경쟁력 약화 ▲지속적인 자본적지출로 인한 과도한 재무부담을 지적했다.
실제 이랜드리테일의 올해 9월 누적 순손실은 1040억원으로 전년 동기 739억원에서 적자 폭이 40.7%나 확대됐다. 외형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마곡 R&D센터 건설과 계열사 지원 등으로 연간 1000억원 규모의 투자부담까지 더해진 결과다.
이에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실적 개선을 위한 상설할인매장 전략 강화와 함께 재무부담 완화에 전력투구 중이다. 특히 NC픽스 사업을 강화하며 명품 직매입 유통구조를 재정비하고 있다. NC픽스는 고가 명품부터 중저가 명품, 트렌디한 영컨템포러리 브랜드까지 직매입 방식을 통해 시중가 대비 최대 90% 저렴하게 제공하는 초저가 상설할인매장이다.
기존에는 고가 명품을 다루는 럭셔리갤러리와 중저가 브랜드 중심의 NC픽스를 분리해 운영해왔지만 올해부터 두 채널을 NC픽스로 통합하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9월 천호점에서 럭셔리갤러리와 NC픽스 통합테스트를 진행했고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바탕으로 브랜드 라인업도 기존 50개에서 200개 이상으로 확장했다.
과거 시설투자와 그룹사 지원으로 확대됐던 재무부담도 순차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다. 먼저 이랜드리테일은 올해 마곡 R&D센터 투자가 완료되면서 연간 1000억원에 육박하던 현금유출 부담을 해소했다. 이에 더해 과거 계열사 지원으로 발생한 약 700억원의 대여금도 올해 말부터 단계적으로 회수해 내년까지 전액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저수익 아울렛 점포를 정리하거나 임대형매장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유휴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랜드리테일의 NC픽스 중심의 사업재편과 재무개선 추진이 단기적인 신용도 회복과 함께 중장기인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이랜드리테일 자체적인 사업재편과 재무부담 완화는 향후 신용도 조정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라며 "치열해진 시장경쟁 속에서 과감한 사업재편 노력이 중장기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마곡 사옥 시설투자가 완료되며 현금유출 부담이 줄었고 지점 리뉴얼에 투자를 확대해 현금창출능력을 더욱 개선할 것"이라며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NC픽스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테스트 중이며 OPR 등의 사업모델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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