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인조이' 분사 성과로 해답할까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크래프톤이 최근 자회사 분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분사를 통해 개발 스튜디오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 주고 나아가 수익성 개선까지 도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재 독립한 자회사 중 약 절반가량이 영업 손실을 보고 있어 올 3월 출시할 '인조이'의 성과가 크래프톤의 향후 단일 IP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3760억원 대비 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6037억원 대비 60.1% 증가했다.
이런 호실적에도 아쉬운 점은 자회사들로 인한 지분법손실은 지난해 3분기 153억원에서 올해 303억원까지 늘어났다는 것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0년부터 사내 개발 스튜디오를 별도 회사로 분사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현재 네온자이언트(73%)를 제외한 ▲펍지스튜디오 ▲블루홀스튜디오 ▲라이징윙스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 ▲드림모션 ▲언노운월즈 ▲5민랩 ▲크래프톤 몬트리올 스튜디오 ▲벡터노스 ▲렐루게임즈 ▲플라이웨이게임지 ▲탱고 게임웍스 등을 100% 지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스튜디오로 분사에 나서는 것은 독립 스튜디오 체제 전환을 통해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과 독립성 및 자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특히 최근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 성과로 확인되면서 과거 보수적 전략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산업에 개발 스튜디오 분사를 중점으로 두고 있다.
크래프톤 역시 이번 인조이 스튜디오 분사로 총 14개 자회사를 산하에 두게 됐다. 또한 올해 신규 프로젝트인 '눈물을 마시는 새' 개발 인력을 자회사 크래프톤 몬트리올 스튜디오로 이동시키면서 자회사 중심의 게임 개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크래프톤은 오는 3월 출시 예정인 '인조이' 개발조직을 독립법인화하고 총괄 디렉터인 김형준PD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한국형 심즈로 불리는 '인조이' 출시가 눈앞에 있는 만큼 조직 효율성은 물론 향후 인조이 내부 조직원들에게 돌아갈 성과 시스템을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설 법인 분사는 각 자회사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증명해내야 하는 부담감은 더해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올 3분기 크래프톤은 인조이를 제외한 13개 자회사 중 6개(▲블루홀 스튜디오 ▲라이징윙스 ▲5민랩 ▲네온자이언츠 ▲렐루게임즈 ▲플라이웨이게임즈) 자회사는 약 2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배틀 그라운드' 단일 IP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슈팅게임의 경우 RPG와 달리 IP 확장성이 떨어진다. 결국 크래프톤의 성장 관점에서 신규 IP의 등장은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다. 단일 IP에 의존하게 되면 향후 해당 IP 인기 하락이 회사의 경영실적에 빠르게 반영되면서 이에 대응하지 못하고 가파른 하락세를 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조이'는 크래프톤이 심혈을 기울여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이미 많은 기대감을 모으는 게임이다. 인조이 스튜디오가 받아들 또 이를 지켜보는 크래프톤 입장에서는 미래 각 조직이 가야 할 방향이 정해질 중요한 시점이다.
크래프톤 입장에서 '인조이'는 자회사 지분법손실 개선은 물론 신규 IP 흥행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담당한다.
크래프톤 측은 유럽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게임전시회 게임스컴을 통해 인조이에 대한 서구권 이용자들의 좋은 반응과 높은 기대감을 확인했다. 또한 현재 인조이는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2억300만뷰를 기록했다. 출시 이전임에도 인조이의 스팀 허브 팔로워 수는 약 15만명으로 추산된다.
증권가는 연초만 해도 크래프톤이 올해 2조376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8월 게임스컴 이후 2조6789억원 대폭 상향조정 했다. 이는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가 글로벌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과 무관치 않다. 아울러 이들 신작들이 크래프톤의 핵심 캐시카우 배틀그라운드 시리즈와는 다른 장르로 겨냥하고 있는 것도 한몫 거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신작에 대한 기대감은 크래프톤 입장에서도 특별할 수밖에 없다. 크래프톤이 현재 배틀그라운드 시리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기업가치가 좀처럼 제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인조이 흥행이 향후 크래프톤의 기업가치 상승과 견고한 성장성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전망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 등 주요 신작의 개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으며, 새로운 IP의 발굴을 위한 노력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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