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앤엠유동비율 38.9%, 확대되는 재무 리스크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더이앤엠'의 잇따른 전환사채 리픽싱은 저조한 주가에 원인이 있다는 평가다. 주가가 전환가액만큼 받쳐주지 못하자 릴레이 리픽싱이 이어졌는데, 저조한 주가의 원인은 본업 경쟁력 약화 탓이다.
특히 팝콘티비로 대표되는 사업 경쟁력이 추락하자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더이앤엠은 최근 자산재평가 등으로 한 숨은 돌렸지만 당장의 유동성 압박을 벗어나기는 역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이앤엠의 올해 상반기 유동부채는 505억원, 유동자산은 1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안에 갚아야할 부채가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3배가량 많다는 뜻이다. 부채비율도 최근 몇 년 새 악화됐다. 2022년 68.4%에 그쳤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90%로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소폭 하락했지만 비슷한 수준인 189.4%에 달했다.
더이앤엠은 2020년 매출 608억원을 기록한 뒤 외형이 급속히 쪼그라들고 있다. 매년 매출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317억원까지 줄었다. 개인방송 플랫폼 경쟁 심화와 유튜브, 틱톡 등 글로벌 플랫폼 쏠림 현상으로 팝콘티비 유저 수가 빠르게 감소한 영향이다. 성인 콘텐츠 위주의 단조로운 콘텐츠도 경쟁에서 밀려나는 요인이 됐다.
더이앤엠은 시너지 효과를 위해 1인 미디어의 매니지먼트 사업(아이씨엔터테인먼트)과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씨엘엔컴퍼니)으로 확장했으나 이마저도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매출과 수익성 모두 후퇴하고 있다. 2022년부터 연결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으며 순손실은 2019년부터 매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은 336억원으로 최대 적자를 냈다.
본업 경쟁력이 약화되자 지난해부터 재무구조가 급속히 나빠졌다. 장기차입금 200억원이 1년 내 갚아야하는 유동성 장기부채로 편입되고 단기차입금 21억원에 더해 지난해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유동부채가 급격히 늘었다.
영업적자가 계속된 탓에 이자보상배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난해부터 음수로 돌아선 상황이다. 누적된 손실로 올 상반기 결손금은 993억원에 달한다.
최근 자산재평가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조치는 일정 부분 효과를 볼 전망이다. 더이앤엠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15-1 소재에 보유한 토지에 대해 자산재평가 실시했고 11일 자산재평가 결과를 공시했다. 상반기 기준 251억원이던 토지 장부가액은 360억원으로, 109억원 규모의 재평가차액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자본증대 효과를 기반으로 상반기 자본·부채 규모를 단순 계산하면 부채비율은 108.6%까지 낮아질 수 있다. 다만 토지·건물 특성상 유동성이 낮은 자산이기 때문에 당장의 유동 부담을 덜어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이앤엠은 지난 6월 말 유동성 장기부채 200억원에 대해 만기를 1년 연장했다. 기업은행에 연이자 5.78%로 시설자금대출 명목으로 빌렸고 지난 7월 만기가 도래했으나 1년 연장에 성공했다. 다만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소 연 12억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은 여전히 상존해 있다. 게다가 이 2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더이앤엠의 유동부채는 유동자산보다 많은 실정이다.
아울러 CB 만기상환 등 문제도 부담이다. 향후 주가가 1000원대 이하로 떨어질 경우 대규모 CB 상환 요구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미상환사채(제13·제14·제15·제16CB) 규모는 86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더이앤엠의 현금성자산은 28억원 수준이다.
더이앤엠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면서 매출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청라 영상·문화 복합단지 사업과 관련해 할리우드 제작사들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관계기업 루카에이아이셀을 통해 항바이러스 치료제 상용화도 추진 중이다. 다만 실질적인 수익화 단계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이앤엠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 방안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항들이 있으나 현재 답변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에서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팝콘티비 사업을 개선하기 위해 신규 플랫폼을 오픈하는 프로젝트를 늦어도 내년 초에는 알릴 수 있을 예정"이라며 "현재 집중하고 있는 청라 영상문화복합단지 사업도 내년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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