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톺아보기밸류업 지수 편입...'저배당주' 꼬리표 뗄까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오뚜기가 '저배당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본격적으로 주주환원책을 확대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회사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새로 포함되면서 새로운 기업가치제고(밸류업) 방안을 공개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글로벌 오뚜기'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마음먹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도 밸류업 지수 편입으로 투자 유치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을 놓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뚜기는 지난달 2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다. 국내 식품업계 중에서는 오뚜기를 포함해 오리온·동서·삼양식품·롯데칠성음료 등 5개 회사만이 해당 지수에 포함됐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고 우수기업의 시장평가와 투자유도를 위해 개발됐다. 한국거래소는 ▲시장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5단계 스크리닝을 통해 종목들을 선정했다.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자발적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받는다.
오뚜기가 해당 지수에 편입됐다는 것은 견고한 실적과 재무상태에도 기업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오뚜기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71배에 불과하다. 특히 오뚜기의 경우 매출이 2021년 2조7390억원→2022년 3조1833억원→지난해 3조4545억원, 영업이익이 2021년 1666억원→2022년 1856억원→2023년 2549억원으로 실적이 지속 우상향하고 있음에도 주가는 40~50만원대 박스권에 갇혀있는 상태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상승하지 못한 이유는 식품업계에 붙은 '저배당주' 꼬리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식품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를 우선순위로 삼았다. 이 기간 오뚜기도 부채총계를 2019년 8056억원에서 2022년 1조6222억원까지 두 배 이상 늘렸다. 이익잉여금 역시 2019년 1조3311억원에서 2022년 1조7970억원으로 35% 이상 확대했다.
이에 따라 오뚜기의 연결기준 배당성향은 2021년 21.02%→2022년 11.27%→2023년 19.31%로 20%대에 그쳤다. 이는 한국상장사협의회에서 밝힌 지난해 코스피 평균 배당성향 39.9%의 절반에 불과하다. 특히 오뚜기는 올해 8월 별도재무제표 기준 배당성향 20%를 지향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오뚜기의 별도기준 배당성향이 25.68% 수준임을 감안하면 배당보다는 투자와 실적 개선을 통한 밸류업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후 밸류업 지수 편입으로 오뚜기가 새로운 주주환원책을 공개할 것이란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편입 종목은 기관투자자 및 외국 투자 자본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때마침 오뚜기는 '글로벌 오뚜기'를 위해 베트남법인에 1000만달러(약 130억원)을 출자하고 미국 현지 공장 건립을 위한 부지를 알아보는 등 투자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나아가 한국거래소에서는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를 고려해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결국 오뚜기 입장에선 모처럼 다가온 외형 확장의 기회를 쉽게 포기할 순 없을 거라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이에 2016년 이후 멈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비롯해 배당금 확대, 중간배당 시행 등 여러 방안이 함께 검토될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오뚜기는 그 동안 저평가주는 맞지만 주주친화적인 기업은 아니었다"며 "밸류업 지수 편입으로 각종 수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에서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에 대한 기업가치제고 방안을 공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이사회 차원에서 관련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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