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LG생활건강의 캐시카우로 떠올랐던 코카콜라음료의 화력이 약해지고 있다. 코카콜라가 속한 리프레시먼트(음료)사업은 한때 LG생활건강 전체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했지만 시장경쟁·음료 원부자재 가격부담으로 비중이 축소되고 있는 탓이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시장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제로 음료 신제품을 출시해 탄산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음료사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9%(602억→ 518억원) 감소했다. 매출액이 0.5%(4812억→4786억원) 감소한 데 반해 수익성이 크게 주춤했다. 이는 원부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사업 특성상 환율에 따른 대외환경 악화로 원가 부담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또한 음료사업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코카콜라음료가 최근 경쟁이 치열한 탄산시장에서 일부 타격을 입은 점도 영업익 축소에 한몫했다. 코카콜라음료는 현재 주력인 코카콜라, 코카콜라제로를 비롯해 스프라이트, 미닛메이드, 파워에이드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코카콜라음료를 필두로 한 음료사업의 영업이익이 축소하면서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도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말 음료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4.2%였다. 이어 올 1분기 34.8%에서 2분기 32.7%로 뚝 떨어졌다. 원가부담과 더불어 시장경쟁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하향세를 걷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LG생활건강의 음료사업 수익성 위축을 두고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고 있다. 우선 LG생활건강이 음료사업 핵심인 코카콜라(제품)의 가격을 올해 인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LG생활건강은 작년 이후 현재까지 아직 코카콜라 가격을 조정하지 않고 있다. 경쟁사인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올해 6월부터 펩시콜라 250㎖ 제품 가격을 6.7%(1500원→1600원) 인상했다.
그 외에 최근 제로탄산이 각광받으면서 코카콜라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코카콜라음료는 2006년 코카콜라제로를 선보인 후 2020년까지 제로탄산음료 오프라인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작년 편의점을 포함한 일부 소매 채널에서는 펩시 제로가 코카콜라 제로의 점유율을 추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3월 편의점 판매 기준 펩시 제로 비중은 34%, 코카콜라 제로는 31.5% 수준이다.
또한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리서치채널 마켓링크에서 조사한 작년 국내 탄산음료 제조사 점유율도 한국코카콜라가 46.99%, 롯데칠성음료가 38.61%에 달한다. 양사 간 8.38%포인트밖에 격차가 나지 않는다. 불과 2020년까지만 해도 각 사의 점유율은 49.52%, 37.23% 씩이었다. 시장에서는 이 점을 고려했을 때 제로 탄산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펩시가 올해 선전할 경우 점유율 격차는 빠르게 좁혀질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LG생활도 대응 마련에 분주하다. 이들은 올해 시장의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로 음료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원가 부담과 관련한 대외환경 변수를 조정할 수 없는 만큼 상품의 라인업 등 내부적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LG생활 관계자는 "올해 5월에 '코카콜라 제로 체리'를 출시했듯이 앞으로도 같은 기조로 시장 상황에 부합하는 신제품을 출시해 제로음료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며 "원가 부담에 대해서는 아직 제품 가격 인상의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코카콜라음료는 LG생활건강이 9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로, 한국코카콜라로부터 생산된 음료 원액을 완제품으로 유통·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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