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미용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힐링페이퍼가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주력 수익모델인 광고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남과 동시에 비용 효율화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간 막대한 광고 비용을 들여서 인지도를 쌓아온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힐링페이퍼의 영업수익은 417억원으로 전년 대비(245억원) 7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72억원에서 12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 회사가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건 감사보고서를 공시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힘입어 순이익 역시 12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대부분의 수익을 차지하는 광고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외형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힐링페이퍼의 영업수익은 크게 ▲성과형광고 ▲배너광고 ▲크로스보더로 나뉜다. 성과형광고는 병원에서 강남언니 앱에 게시한 시술·수술 페이지를 고객이 클릭할 경우 발생하는 매출이다. 배너 광고는 앱에 일정기간 노출되는 병원 광고 매출을 의미한다.

지난해 힐링페이퍼의 성과형광고 매출은 338억원으로 전년 대비(215억원) 5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너광고 역시 26억원에서 45억원으로 67.6% 성장했다.

여기에 엔데믹 전환으로 의료 관광이 다시 회복하면서 해외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힐링페이퍼는 일본에 자회사를 두고 현지 환자를 한국, 일본 병원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을 의미하는 크로스보더 매출은 33억원으로 전년 대비(3억원) 1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3%에서 7.9%로 6.6%포인트 상승했다.

그간 막대한 광고비용을 쏟아 부으며 인지도를 쌓아온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최근 4년간(2020~2023년) 이 회사가 투입한 광고비는 387억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2020년 59억원 ▲2021년 75억원 ▲2022년 149억원 ▲2023년 105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했다. 힐링페이퍼가 프리미어파트너스 등 벤처캐피탈(VC)들로부터 투자 받은 금액이 310억원 가량임을 감안하면 투자액 대부분을 광고비에 쏟아 부은 셈이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광고비용을 투입한 덕분에 작년을 기점으로 앱 사용 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에 따르면 지난해 1월 5104건이던 힐링페이퍼의 소비자거래건수는 올해 1월 9138건으로 1년 새 79.0% 늘어났으며 지난 5월에는 1만 건을 돌파했다. 자연스레 앱 사용자를 기반으로 하는 광고 매출도 증가하면서 외형확장을 이끌었다.

강남언니와 같은 플랫폼 사업은 빠르게 시장 인지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사업 특성상 업계 1위가 시장을 장악하는 승자독식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플랫폼 사업은 고객이 많이 몰릴수록 공급자가 증가하게 된다. 공급자의 증가는 자연스레 가입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이 같은 선순환에 먼저 들어선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힐링페이퍼 역시 단기간에 막대한 광고비용을 투입한 덕분에 속전속결로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앱 사용자, 거래량, 매출 증가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면서 힐링페이퍼는 그간 쏟아 붇던 광고비를 축소하는 등 비용 효율화에도 나서고 있다. 실제 그간 꾸준히 확대해오던 지난해 광고비는 전년 대비 29.6% 줄어들었다. 비용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광고비를 축소하면서 전체 영업비용 역시 7.0% 감소한 2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와 더불어 고정비를 절감하면서 1년 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등 수익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었다.

힐링페이퍼는 최근 들어 일본 시장을 위주로 진행하던 해외 사업을 글로벌로 확장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 피부과, 성형외과들의 외국인 환자 유치 플랫폼 '언니(UNNI)'를 출시했다. 힐링페이퍼에 따르면 고객은 전 세계 어디서나 언니 앱을 다운로드하면 영어 서비스, 13개 언어 자동 번역 채팅 상담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그간 강남언니 앱을 통해 축적해온 한국 의료 정보도 제공한다.

서재원 기자 wjs4793@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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