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탐내는 사모펀드
새 추진 찾는 MG손보, 속 타는 JC파트너스
③부실금융기관 지정, 투자금 회수 어려워…소송에도 '판 뒤집기 어렵다' 관측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6일 17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MG손해보험)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MG손해보험의 매각 과정을 초조하게 지켜보는 시선이 있다. 바로 MG손해보험 대주주인 사모펀드 JC파트너스다. 2022년 MG손해보험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JC파트너스와 금융당국은 각각 매각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현재 금융당국 주도의 세 번째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아직 본입찰 전으로 매각 성사를 장담하기 어렵지만 매각이 이뤄질 경우 JC파트너스는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JC파트너스는 매각에 반발하며 부실금융기관 결정 등 취소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지만 선고가 나오기 전 매각 절차가 끝날 수도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의 매각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는 7월5일 본입찰을 진행,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예보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아 MG손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국내 사모펀드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 등 2곳의 사모펀드는 이달 초 실사를 마쳤으며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예보가 MG손보 매각을 추진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 때와 달리 세 번째 시도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에는 기대감도 어려있다. 예보가 거래 구조로 인수합병(M&A)뿐 아니라 자산부채이전(P&A) 방식도 열어뒀기 때문이다.


◆예전과 다른 매각 분위기…JC파트너스, 반전 카드 있나 


M&A와 P&A의 가장 큰 차이점은 통째 파느냐, 부분만 파느냐다. 예보의 부실금융기관 정리 관점에서 보면 M&A는 인수회사에 모든 부분을 떠안기지만 P&A는 정상적 자산과 예금만 넘기고 남은 부실채권 등은 따로 청산 절차를 진행한다.


P&A 방식은 예보에 부담이 크지만 반대로 인수자에게는 유리하다. P&A 방식으로 진행되면 예보는 일단 부실자산을 떠안아야 하고 자산보다 부채가 많으면 즉시 기금도 투입해야 한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고용승계 의무 등이 없는 점도 좋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두 곳의 사모펀드 모두 P&A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가 P&A 방식까지 허용한 덕에 MG손보 매각 가능성은 여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대주주 JC파트너스의 속은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부실금융기관인 상태로 매각이 진행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하는 게 어려운 탓이다.


현재 상황에서 MG손보 매각이 성사된다면 P&A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MG손보는 껍데기만 남은 회사가 되고 대주주 JC파트너스의 지분 가치도 '제로(0)'가 될 수밖에 없다. JC파트너스의 역량을 믿고 자금을 넣은 출자자들도 손실을 볼 수 없는 만큼 JC파트너스의 평판에도 흠이 갈 수밖에 없다.


JC파트너스는 펀드 자금과 인수금융으로 조달한 자금 등 모두 2000억원을 MG손보에 투입했다. 펀드에는 새마을금고, 우리은행, 리치앤코, 애큐온캐피탈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는 금융당국 주도의 MG손해보험 매각을 막기 위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지만 앞선 사례와 지금까지의 재판 결과 등에 비춰볼 때 판을 뒤집기 힘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게다가 재판 결과가 언제 나올지 장담하기도 어렵다. 그 전에 매각이 끝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22년 4월13일 금융당국이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하자 JC파트너스는 다음 날인 14일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결정 취소를 청구하는 본안소송을 제기했다. 집행정지 소송은 2022년 말 금융당국 승소로 마무리됐고 본안소송은 1심에서 패소한 JC파트너스의 항소로 현재 진행 중이다. 1심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1년 넘게 소요됐다.


◆ 보험왕국 꿈꿨던 JC파트너스…MG손보 경영난 탓 무산


금융당국으로부터 MG손보 대주주 변경을 승인받았던 2020년 4월까지만 해도 JC파트너스는 이런 미래를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JC파트너스는 MG손보를 인수한 지 1년여 만에 KDB생명과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 인수를 추진하면서 보험업계 큰 주목을 받았다.


초반에는 술술 풀리는 듯했다.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GA를 모두 아우르는 기업 포트폴리오 구축이 JC파트너스 눈앞까지 다가왔다. 하지만 MG손보가 발목을 잡았다. MG손보의 부실금융기관 지정으로 KDB생명 인수도 어그러졌고 현재는 투자금 회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JC파트너스는 2020년 6월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2021년 말 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으나 2022년 4월 MG손보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산업은행으로부터 주식매매계약(SPA) 해제를 통보받았다.


MG손보는 지금의 이름으로 출범한 2013년 이후로 좀처럼 '부실기업'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23년까지 흑자보다 적자를 낸 적이 더 많다. 2020년 JC파트너스가 대주주에 오르기 이전 자베즈파트너스가 MG손보 경영 개선에 나섰으나 실패했고 JC파트너스도 경영 정상화를 이루지 못했다.


JC파트너스가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은 2020년을 기점으로 MG손보는 줄곧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배기업소유지분 기준 순손실 규모는 2020년 1008억원, 2021년 626억원, 2022년 616억원, 2023년 831억원 등이다.


자본 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지난해 말 기준 76.9%(경과조치 후)로 손해보험업계 최하위를 차지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험업 규정에 따라 100% 이상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MG손보만 유일하게 이 수치를 넘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2022년 4월 MG손보의 부채가 자산을 1139억원 초과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상 부실금융기관 결정 요건에 해당함을 확인하고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JC파트너스는 2018년 7월 이종철 대표가 설립한 사모펀드다. 이 대표는 일본 오릭스그룹의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지냈다. 오릭스그룹의 PE에 15년간 근무하면서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푸른2저축은행(현 OSB저축은행) 등 금융권 투자 경력을 쌓았다. JC파트너스는 MG손보를 비롯해 에어프레미아, 황조, 카카오모빌리티 등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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