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훈 티웨이 부회장, '팍팍한 곳간' CPS 콜옵션 포기
CPS 중 30% 콜옵션 조항 삭제…2대주주 JKL파트너스와 지분율 격차 3%p 불과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5일 17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 (출처=딜사이트 DB)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과 지주사인 티웨이홀딩스가 올해 초 지배력 강화의 기회였던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CPS(전환우선주) 일부를 되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포기한 배경은 자금부족 문제 때문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인수 자금인 240억원을 마련하지 못할 만큼 지배구조의 '허리격'인 티웨이홀딩스의 빈궁한 곳간 사정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예림당 2세' 나성훈 부회장과 티웨이홀딩스는 지난 1분기 JKL파트너스와 체결한 주주 간 계약을 수정해 'JKL이 보유한 티웨이항공 CPS 중 30% 범위 내에서 매수할 수 있다'는 콜옵션 조항을 삭제했다.


이와 관련, 티웨이항공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FI(재무적투자자)와의 지분율 격차가 좁혀져 자칫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음에도 잔여 CPS를 회수하지 못한 것은 그럴만한 돈이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분기 기준 티웨이홀딩스의 유동성 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42억원에 불과하다.


나 부회장과 티웨이홀딩스(6465만1596주‧30.03%)가 티웨이항공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사실상 포기하면서 JKL파트너스(5766만4209주‧26.77%)와의 지분율은 3.26%p(포인트) 차이로 좁혀지게 됐다.


티웨이항공과 JKL파트너스의 인연은 지난 2021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티웨이항공이 3자 주주 배정방식으로 발행한 800억원 어치의 CPS를 사모펀드(PE) 운용사인 JKL파트너스가 FI 자격으로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당시 발행가액은 2512원으로 JKL파트너스는 티웨이항공 우선주 3184만7134주를 보유하게 됐다. 해당 CPS에는 통상적인 우선주와 달리 의결권이 부여됐다.


JKL파트너스는 단골 투자수단인 SPC(특수목적법인과)와 펀드를 활용해 FI로 참여했다. 맨 하단에는 해당 CPS를 보유한 SPC인 더블유밸류업이 자리하며, 이를 펀드인 JKL 제12호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업무집행사원(GP)으로서 실제 운용을 맡는다. 이는 'JKL파트너스→ JKL 제12호 사모투자합자회사→ 더블유밸류업→ 티웨이항공'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jkl파트너스(더블유밸류업) 티웨이항공 cps 행사 일지.jpg

주목할 만한 대목은 CPS 발행 당시 콜옵션 조항이 붙었다는 점이다. 발행사 측인 나 부회장과 티웨이홀딩스가 일정 기간(2023년 9월~2024년 3월) 동안 발행된 CPS 가운데 30% 에 해당하는 240억원 어치를 되사올 수 있다는 조건이다.


JKL파트너스는 콜옵션 기간 전인 지난해 2월 일부 물량에 대한 전환권을 행사했다. CPS 2229만2994주를 보통주 3408만3993주와 맞바꿨다. JKL파트너스는 기보유 중이던 보통주(897만2791주)를 더해 총 5766만4209주를 보유하게 됐다. 897만2791주는 CPS 발행과는 별개로 지난 2022년 4월 실시된 티웨이항공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확보한 주식이다. JKL파트너스의 지배력이 커지게 된 만큼 시장에서는 나 부회장 측이 남은 CPS 물량에 대한 콜옵션을 발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나 부회장은 올해 초 JKL파트너스와 주주간 계약을 수정해 콜옵션 조항을 삭제했다. 결국 지난 2월 JKL파트너스가 남은 CPS 전량인 995만4140주에 대한 전환권을 행사해 보통주 1460만7425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로써 JKL파트너스는 26.77%(5766만4209주)를 보유한 2대 주주 지위를 누리게 됐다. 반면 JKL파트너스 참여 전까지만 해도 40%를 넘어섰던 나 부회장 측 지분율은 전환권 행사에 따른 희석 효과 등으로 인해 30.03%(6465만1596주)로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나 부회장 측과 JKL파트너스 간에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나 부회장으로 대표되는 티웨이와 JKL파트너스 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령 JKL측이 지분 4%를 추가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 이는 경영권 분쟁으로 해석돼 주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지분 확보에 나설 티웨이와 JKL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JKL측이 한 번에 지분율 20% 가량을 매집해 의결권을 확보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수 있지만 티웨이항공의 시가총액이 5800억원 가량인 만큼 1400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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