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중심 '카카오 AI' 사업 방향은
SKT AI 스피커 '누구' 개발 주역…카카오 AI 전반 이끌 역량에 대해선 '글쎄'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7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이상호 카카오 최고AI책임자(CAIO) (사진=뉴스1)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카카오가 인공지능(AI)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은 이상호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다. 이에 카카오가 그간 지지부진했던 AI 사업에 다시금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업계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경쟁사 대비 기술 개발에 뒤처진 가운데 전문가 영입과 조직개편 만으로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쉽잖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는 지난 1일 이상호 전 SKT CTO를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하고 그를 중심으로 한 AI 통합 조직을 구성했다. 이전까지는 AI기술과 서비스를 담당하는 팀들이 분산돼 있었지만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하나로 통합됐다. 카카오는 통합조직 산하에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조직을 여럿 만들어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AI 사업과 관련해 카카오는 현재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전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AI 기술 개발과 서비스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카카오는 주요 기술 개발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AI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17년이다. 다만 시장에 주목 받을 만 한 서비스나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실제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AI 서비스는 '안 읽은 메시지 요약하기' 정도다. 이외 '카카오 i 머신러닝' 운영플랫폼이나 '카카오톡 실험실'의 번역 기능 등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주목받지는 못했다. 경쟁사들이 수많은 관련 서비스를 앞다퉈 출시했던 까닭이다.


이에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취임 당시 "자사만 할 수 있는 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조직개편 후 카카오가 AI 모델 '코GPT2.0' 개발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GPT2.0은 한국어를 사전적, 문맥적으로 이해해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초거대AI 언어모델이다. 코GPT2.0은 이미 개발이 완료돼 지난해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경쟁사들의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져 출시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기술은 최근 카카오 내부에서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챗GPT 4.0 대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며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는 등 처참한 결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코GPT2.0 개발과 서비스 적용이 지금까지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만큼 이상호 CAIO의 어깨 또한  무거워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가 SKT의 AI스피커 'NUGU(누구)' 개발을 주도한 국내 대표 AI⋅데이터 전문가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그의 역량에 대해서는 SKT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려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누구'는 시장 수요가 따라주지 않아 현재 SKT의 AI 개인비서 서비스인 '에이닷'으로 흡수되는 등 이 CAIO의 대표적인 AI 관련 성과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챗GPT 이후 생성형 AI가 뜨면서 AI기술에 대한 흐름이 크게 바뀌었는데, AI 스피커와 생성형 AI는 서로 다른 기술인 만큼 이 CAIO가 카카오의 AI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전부 이끌 수 있을 지 역시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코GPT 2.0개발이 1년이나 늦춰졌기 때문에 이 CAIO가 느낄 부담감이 클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아직 이상호 CAIO를 주축으로 한 AI사업의 규모나 계획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이상호 CAIO는 탁월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 카카오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AI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리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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