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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그룹
한발 늦은 '에듀테크' 진출, 먹힐까
③온라인 학습플랫폼 출시·영실업 캐릭터 접목
경쟁사 대비 후발주자…차별화 전략 관건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06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엔 온라인 교육플랫폼 '미래엔 초코' TV광고. (출처=미래엔 홈페이지)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미래엔이 교육·출판사업 디지털 전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국내 교육시장에서 IT기술을 활용한 에듀테크(EduTech)가 대세로 부상하면서 지속성장을 위한 사업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에선 미래엔이 경쟁기업들에 비해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성공적으로 연착륙 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이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래엔은 작년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캐릭터사업 및 판매 등을 신규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 회사는 그 동안 주력인 교육사업에서 국정교과서 발행 등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왔지만 최근 교육업계 전반에 디지털 전환 요구가 커지면서 대대적인 사업구조 전환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엔은 그 동안 국정교과서 발행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왔다. 1948년 대한교과서로 출발한 미래엔은 국내 최초의 교과서 발행기업이자 작년 국·검정교과서 발행부수 가운데 28%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검인정도서(교육부장관이 검정 또는 인정한 교과용 도서) 부문만으로 한정하면 초등학교 4588개교(74%), 중학교 3129개교(96%), 고등학교 2357개교(99%)에서 미래엔 교과서를 사용하며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국정교과서 발행시장에서의 독보적인 지위는 다른 교육업체들이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해 외형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견조한 성장이 가능하도록 해준 버팀목이 됐다. 실제 이 회사의 작년 3분기까지 별도기준 누적매출은 134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 늘어났다. 그 중 교과서 출판을 주축으로 한 교육사업의 기여도는 무려 82%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매출구조를 지속한다면 중장기적인 성장에 제약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과서에서 얻을 수 있는 판매수익이 점점 줄고 있는데다 경쟁기업들이 IT기술을 접목한 에듀테크기업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엔 역시 이러한 시대 변화를 감지하고 온라인교육사업에 적극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래엔이 추진하고 있는 교육사업 디지털 전환의 선봉장은 온라인 학습플랫폼이다. 이 회사는 작년 11월 초등 전과목 온라인 학습플랫폼인 '미래엔초코'를 전격 출시했다. 미래엔초코는 기존 오프라인으로 제공했던 학습서비스를 PC와 태블릿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IT기술을 새롭게 접목했다. 아울러 출시 이후 TV광고 모델로 마동석을 발탁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미래엔이 온라인 교육사업을 본격화하면서 IT기술 개발 등을 위한 연구개발(R&D)비용도 크게 늘어났다. 실제 이 회사의 작년 3분기까지 누계 R&D비용은 182억원으로 직전 해인 2022년 연간 75억원보다도 142.7%나 확대됐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R&D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3.8%에서 13.5%로 9.7%포인트 높아졌다.


미래엔은 이에 그치지 않고 계열 완구업체인 영실업의 다양한 유아동 캐릭터와 콘텐츠를 에듀테크에 활용하며 추가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영실업은 대형 완구인형인 '콩순이'를 비롯해 변신자동차 로봇 '또봇' 등으로 잘 알려진 국내 1위 완구기업이다. 


미래엔은 앞서 2020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홍콩계 사모펀드(PEF) 퍼스픽얼라이언스그룹(PAG)로부터 영실업 지분 100%를 약 1500억원에 인수해 계열 편입시켰다. 영실업은 완구를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개발하는데 전문성을 갖춘 기업으로 미래엔의 교육 캐릭터사업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미래엔의 에듀테크사업 진출에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미 경쟁사들이 선제적으로 투자해 확고히 자리를 잡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웅진씽크빅과 교원 등은 2015년 전후부터 에듀테크 투자를 늘려왔다. 


실제 웅진씽크빅은 2014년 디지털 전집 '웅진북클럽'을 출시하고 2019년 전과목 디지털 학습서비스 '스마트올'을 선보이며 가장 빨리 에듀테크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교원 역시 2017년 디지털 학습지 '스마트구몬'을 출시하며 뒤를 이었다. 결국 미래엔이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시장 판단이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교과서 매출 비중이 높다는 건 전통적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얘기"라며 "최근 IT기술의 발전과 학령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더 이상 교과서사업으로는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교육업체들이 앞다퉈 에듀테크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다만 미래엔의 경우 에듀테크사업의 후발주자인 만큼 뚜렷한 차별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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