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올해 50만대 목표…EV는 '뒷전'
전기차 라인업 확장 안갯속…부평공장 전기차 시설 투자 실종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16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한국GM 부평공장 입구 전경. (출처=네이버지도)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국GM이 올해 생산량 50만대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전동화 시대 대비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V(전기차) 라인업 확보와 동시에 부평공장 2라인의 전동화 시설 구축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역대급 판매고에 커진 자신감…마의 숫자 '50만대' 재확인 


1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올해 생산공장 2곳(부평·창원)을 통해 총 53만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장별로 보면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서 각각 26만6000여대, 26만2790여대가 할당된다. 지난해 수출 호조에 힘입어 2017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판매고(46만8059대)를 올린 만큼 '50만대+알파'를 내건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에게 연간 생산량 50만대는 '마의 숫자'로 통한다. 한국GM이 회사의 공식 명칭을 'GM 한국사업장'으로 내세운 지난 2022년 10월 이후부터 연간 50만대 생산을 과업으로 삼고 있다. 당시 한국GM의 CEO(최고경영자)인 로베르토 렘펠(Roberto Rempel) 전 대표는 "연간 50만대 생산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시장의 전기차 전환 시점을 앞당기는 데 기여하겠다"며 "2025년까지 10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50만대 생산은 한국GM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철수설을 잠재우는데 있어서도 탁월한 효력을 발휘했다. 국내 생산 목표치를 상향했다는 건 철수 의사가 없다는 의미로 시장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50만이라는 숫자가 한국GM의 사업 안정성과 생산성 증대를 도모하는 추진체나 다름없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8월 한국GM의 새 사령탑에 오른 헥터 비자레알(Hector Villarreal) 대표에게도 마찬가지로 작용했다.


"2025년까지 10대 확보"…약속 이후 전기차 출시 전무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GM를 향해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50만대 생산과 함께 한국GM이 단기 목표로 내세운 전동화에 대한 준비가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이 내년까지 10종 이상의 전기차를 보유하는 건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GM이 국내에 출시한 전기차는 볼트EV(소형 해치백)와 볼트EUV(소형 SUV) 뿐이다. 해당 차량들이 2022년 2월께 국내에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로베르토 렘펠 전 대표의 약속 이후 한국GM은 한 대의 전기차도 내놓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캐딜락의 첫 전기차인 리릭의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쉐보레 이쿼녹스 EV 등 차기 라인업은 미국의 공급망 불안정으로 국내 상륙이 안갯속이다.


해외 공장을 통한 전기차 도입은 물론, 국내에 전기차 시설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현재 부평공장 2개 라인 가운데 2라인은 1년 넘게 가동이 멈춰있는 상태다. 2라인은 과거 트랙스, 캡티바, 말리부 등을 생산했지만 해당 차량들이 단종되고 나서부터 운영되지 않고 있다. 


한국GM 안팎에서는 해당 라인을 전기차 생산 시설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회사의 미래를 위해 부평공장 2라인 활성화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전기차 시설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미 공개된 리릭 외에도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모델이 있지만 기출시된 차량 판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모두 밝힐 수는 없다"며 "부평공장은 주력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와 수출 전용 모델인 뷰익 엔비스타, 뷰익 앙코르GX 생산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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