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F&B 핫플]
익선다다
"브랜드 휘발 빨라져…새로움·희소함 찾아야"
①박한아 대표 "익선동·대전 소제동 이어 천안으로, 핫플 발굴"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15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한아 익선다다 대표 (제공=익선다다)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트렌드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 휘발되는 브랜드가 많아요. 이런 상황에서 핫플레이스(핫플)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선 새로움과 희소함을 끊임없이 찾아야합니다"


박한아 익선다다 대표는 핫플의 탄생·유지를 위해선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움과 희소함에 대한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 간 국내에서 핫플로 통해온 골목상권이나 낡은 건물 등이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핫한 경험'이 아닐 수 있단 이유에서다.


◆SNS 성장과 맞물린 익선동 개발…"올해 광희문 근처 매장 오픈 계획"


익선다다는 서울 익선동과 대전 소제동을 핫플로 만든 도시 공간 디벨로퍼(개발자)다. 민속촌에 가면 볼 수 있는 양반집 한옥과 달리 좁은 골목에 빽빽하게 들어선 익선동의 소형 한옥마을에 매료되면서 본격적인 도심재생에 뛰어들었단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익선동은 1920년대 초 국내 1세대 부동산 디벨로퍼 정세권 선생이 양반집 한옥을 대규모로 사들여 서민들이 살기 적합한 소형 한옥으로 쪼개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박 대표는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칠 만큼 좁은 골목에 담긴 역사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익선동 골목과 골목에서 소비하는 식음료(F&B) 콘텐츠는 젊은 세대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강남역, 홍대 등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한 '대로상권'이 젊은 세대를 흡수했다. 장사를 하려면 유동인구가 많은 대로변에서 해야 한다는 공식이 있기도 했다. 반면 젊은 세대에게 골목에서 어떤 행위를 한다는 건 굉장히 낯선 경험이었다.


익선다다는 2014년 '익동다방'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익선동 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후 열두달·르블란서·낙원장 등 2017년도까지 11개의 F&B 매장을 열면서 익선동 골목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부활시켰다.


박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의 성장과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기존 유행하던 SNS와 다르게 인스타그램은 개인 계정에 희소한 장소와 경험을 공유하며 자신을 홍보하는 통로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인스타그램의 유행과 함께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에서 '누구도 하지 않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SNS 소비 방식이 바뀌었다"며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찾아다니게 됐고 익선동은 이에 적합한 콘텐츠였다"고 설명했다.


익선다다가 익동다방·열두달 등을 오픈해 익선동 부활을 위한 마중물을 붓자 SNS서 이 지역이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곧 다양한 개인 사업자들이 스스로 합류하면서 지금의 핫플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이 회사가 익선동 다음으로 점찍은 곳은 대전 소제동이다. 100년 된 '철도청 관사촌'을 품고 있었지만 동네 절반 가까이가 빈집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숨을 불어 넣기 충분한 공간이라고 판단했다.


가장 먼저 문을 연 수플레팬케이크 전문점은 사흘 만에 방문한 두 명의 첫 손님들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첫 매장이 두 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자 익선다다는 소제동에 홍롱롱·풍뉴가·슈니첼 등 20개에 달하는 매장을 연달아 오픈하면서 핫플로 발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박 대표는 "소제동은 거리에 행인도 얼마 없어 과연 누가 올까 너무 궁금했다"며 "사흘 만에 근처 동사무소 직원 2명이 찾아왔고 이들이 SNS에 소제동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다"고 말했다. 


이후 박 대표는 신당동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잠시 계획을 미룬 상태다. 올해는 광희문 일대에 새로운 F&B 매장을 2~3곳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공간·브랜드에 대한 고민이 우리의 역할" 


"낡은 건 더 이상 새롭지 않아요."


박 대표는 핫플레이스의 조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가 말한 '낡은 것'은 골조가 그대로 드러나는 건물, 벗겨진 페인트 등을 그대로 활용한 매장처럼 소비자들에게 희소한 경험을 선사했던 공간들이다.


박 대표는 "골목상권이 살아날 당시엔 낡은 장소가 젊은 세대에게 새롭고 희소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현재는 국민 대다수가 그런 곳들을 핫플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는 더 이상 희소하지도 새롭지도 않다는 걸 의미하는 증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는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상권을 이끄는 F&B 브랜드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속도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익선다다가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브랜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익선다다는 현재 또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신당동 프로젝트를 재추진하는 동시에 충남 천안시 등 서울 외 지역에서도 핫플 발굴에 나섰다.


박 대표는 "사람들이 우리가 만든 공간에 자발적으로 찾아오게 하는 힘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찾아내는 게 저희의 역할"이라며 "올해 신당동에 새로운 브랜드 오픈을 계획중이다. 서울 외 지역에서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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