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스단석 IPO몸값 비교기업 세분화…공모흥행 승부수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디에스단석(옛 단석산업)이 시장 친화적인 기업가치를 무기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성공을 모색한다. 주요 사업별 시장 지위와 실적을 드러낼 수 있는 공모구조로 몸값에 대한 설득력도 높였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투자자 관심을 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에스단석은 최대 시가총액 5217억원을 목표로 내달 5~11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은 122만주(신주 80만주, 구주 42만주)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7만9000~8만9000원이다. 14~15일 일반 공모청약을 거친 뒤 연내 증시 상장이 목표다. 공동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디에스단석은 자원순환·재생 전문 기업이다. 폐식용유를 신재생 연료로 재활용하는 바이오에너지(바이오연료)를 비롯해 배터리 리사이클,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만큼, 시장에서는 디에스단석의 몸값 계산 방법을 두고 시선을 모았다. 특정 사업 부문으로만 몸값을 제시한다면 고평가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어서다.
IPO 주관사단은 고평가 지적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공모구조 설계부터 고심했다. 먼저 몸값 책정을 위한 비교가치 평가법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을 활용했다. 투자자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가장 일반적으로 쓰는 지표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비교기업은 바이오에너지(바이오디젤)와 배터리 리사이클(재활용), 플라스틱 리사이클 3개 부문으로 나눠 선정했다.
바이오에너지 부문은 애경케미칼(13.69배)과 제이씨케미칼(5.92배)을 비교군으로 꼽았다. 이들은 국내 바이오에너지 시장 점유율 3~4위(국내 정유사 납품 실적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디에스단석은 SK에코프라임(비상장)과 점유율 1~2위를 다툰다. 바이오에너지 시장에서 디에스단석이 가진 지위를 드러내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배터리 리사이클 부문은 납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고려아연(22.17배)과 영풍(8.92배)을 꼽았다. 폴리염화비닐(PVC) 안정제를 만드는 플라스틱 리사이클 부문은 시장 내 상위 업체인 송원산업(9.94배)과 케이디캠(6.40배)을 기준으로 삼았다. 위 기업들 역시 직·간접적으로 디에스단석과 경쟁 관계에 있다.
주관사단은 비교군별 평균 PER을 디에스단석 각 사업 부문의 2023년 3분기(누적) 순이익을 연환산한 실적에 곱했다. 이를 통해 ▲바이오에너지 1962억원 ▲배터리 리사이클 4175억원 ▲플라스틱 리사이클 14억원의 부문별 시가총액을 도출했다. 각 사업 부문 시장 입지와 실적을 반영해 설득력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업별 시가총액을 모두 더한 디에스단석의 총 시가총액은 6151억원이다. 비교군 시가총액이 4000~9000억원대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수준으로 여겨진다. 할인율은 15.20~24.7%를 적용했다. 최근 3년 코스피 상장사 평균 할인율(24.60~39.05%)보다 폭이 좁으나 할인 전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책정한 만큼, 높은 수치를 반영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비교군별 평균 PER이 가장 높은 배터리 리사이클 부문으로만 기업가치를 책정했다면 디에스단석의 할인 전 몸값은 7300억원을 넘는다"며 "이 경우 상대적으로 순이익이 낮은 바이오에너지·플라스틱 리사이클링을 의도적으로 제외했다는 지적을 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에스단석의 지난 7월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투자 단가가 1주당 7만9029원인데 현재 제시한 공모가 희망밴드 최하단은 이보다 낮은 7만9000원"이라며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해당 가격을 제시한 것은 몸값에 욕심을 내기보다 증시상장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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