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의 세계
선인자동차, 안 팔리는 포드·링컨에 '찜찜'
③창사 이래 최대 재고 쌓이며 현금흐름 악화 등 재무지표에 부정적 영향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6일 17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선인자동차의 현금창출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임포터인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포드코리아)의 신차 출시 계획에 따라 최대 딜러사인 선인자동차가 유통 물량을 대거 할당 받았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에 재고가 쌓이고 있단 이유에서다.


선인자동차가 잡아 놓은 재고자산 규모는 작년 말 개별기준 621억원으로 전년(204억원) 대비 3배 늘었다. 재고자산 하위 항목 가운데 딜러사가 배정 받은 신차를 뜻하는 '상품'이 대폭 확대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상품 항목은 전년(34억원)보다 1260% 증가한 460억원으로 나타났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미착품은 28.2% 늘어난 21억원을 기록했으며, 소모성 부품 등의 저장품은 9% 감소한 140억원이었다.


시장에선 선인자동차의 재고 대부분이 신차 물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판매 부진에 빠진 포드코리아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2021년부터 대규모로 신차를 쏟아내고 있어서다. 다만 올해는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 ▲포드 레인저 랩터 ▲포드 머스탱 ▲링컨 노틸러스 등 비주력 모델을 출격시켰다.


선인자동차가 한국에 판매되는 포드·링컨 신차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애초 유통 물량이 절대적으로 많을 것이란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예컨대 포드코리아는 선인자동차를 비롯해 ▲프리미어모터스 ▲더파크모터스 ▲이한모터스를 공식 딜러사로 두고 있다. 이들 4개사의 작년 말 기준 매출 총합은 5900억원이었는데, 선인자동차는 총 매출의 45%에 달하는 3194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선인자동차가 쌓아둔 신차 물량에 비해 판매량이 신통찮다는 점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0년 1만447대였던 포드코리아의 연간 판매 실적은 이듬해 1만348대로 줄었고, 지난해엔 전년 대비 24.2% 위축된 7848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나아가 올 들어서 8월까지 포드와 링컨의 누적 판매대수는 총 3432대로 전년 동기(6175대)와 비교해 반토막 났는데, 사실상 신차 효과 약발이 떨어진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선인자동차가 재고자산 확대로 인해 현금 유출이 생길 것이란 전망도 일각서 나오고 있다. 통상 재고가 늘어나면 평가손실 등이 반영되는 터라 회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서다. 실제 회사의 작년 말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99억원으로 전년(654억원) 대비 84.9% 감소했다. 재고자산이 쉽사리 소진되지 않으면서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규모가 전년 대비 183.5%(231억원→655억원)으로 불어난 까닭이다. 잉여현금흐름(FCF)도 93.7%(607억원→38억원) 위축됐다.


시장 한 관계자는 "재고자산 증가로 선인자동차의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판매를 늘리기 위해 무리한 할인 프로모션까지 전개하면 재무적 출혈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선인자동차와 이 회사의 모기업인 극동유화그룹에 연락했으나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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