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의 세계
문 닫은 선진모터스, 세영모빌리티로 상쇄할까
⑤극동유화그룹, 재규어랜드로버 버리고 '수익 보증수표' 포르쉐로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1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세영모빌리티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극동유화그룹이 재규어랜드로버(선진모터스)에서 포르쉐(세영모빌리티)로 딜러 사업을 갈아탄 가운데 시장에선 이 같은 선택이 '신의 한수'가 될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가 혹독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것과 달리 포르쉐는 연간 1만대 판매를 넘보는 인기 브랜드인 까닭이다.


포드·링컨 딜러사 선인자동차의 완전 자회사인 선진모터스는 작년 4월 29일자로 재규어랜드로버 딜러 사업을 종료했다. 회사가 8년간 보유했던 딜러권을 반납하면서 해당 사업은 KCC오토모빌로 이관됐다. 그 결과 작년 말 기준 선진모터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8% 감소한 153억원에 그쳤다. 다만 영업적자는 11억원 가량 축소된 18억원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극동유화그룹의 포르쉐 신규 딜러사 선정이 재규어랜드로버 딜러권을 포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단 시각을 견지 중이다. 공교롭지만 시기적으로 잘 맞아떨어진단 이유에서다. 극동유화그룹의 아우디 딜러사인 고진모터스는 2021년 말 포르쉐코리아의 서울 동부 지역 공식 딜러사로 선정됐고, 작년 2월 포르쉐 딜러 사업을 담당할 세영모빌리티를 신규 설립했다. 이로부터 1개월이 흐른 올 3월에 재규어랜드로버 딜러권을 최종 반납했다.


극동유화그룹이 선진모터스를 쉽게 버릴 수 있었던 요인으론 만성적자가 꼽히고 있다. 전략 신차 부족과 잦은 품질 논란으로 판매가 급감한 까닭이다. 선진모터스는 2019년부터 영업손실을 내기 시작했으며, 작년까지 누적된 적자만 130억원에 이른다.


재규어랜드로버 브랜드에 대한 향후 전망이 부정적이란 점도 있다. 재규어의 경우 사실상 '잠정 철수' 상태인 데다 잔고장이 많은 차로 굳어진 랜드로버의 이미지를 쇄신하기도 쉽잖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연간 4000대를 웃돌던 재규어의 판매 대수는 작년 말 기준 고작 160여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더해 서비스센터 규모를 축소하고 나섰을 뿐더러 오는 2025년까지 신차 출시 계획도 없다. 랜드로버의 경우 올 들어 신차 효과를 일부 누리고 있다. 하지만 판매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인 초기 품질과 서비스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시장은 세영모빌리티가 어렵지 않게 선진모터스의 공백을 채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포르쉐 브랜드의 인기가 폭발적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포르쉐코리아는 2013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연평균 24.6%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 들어 9월까지 총 9895대를 팔았는데, 작년 연간 실적(8963대)과 맞먹는 숫자다. 이에 해당 브랜드의 판매 대수가 1만대를 돌파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세영모빌리티가 담당하는 지역이 서울 동부로 한정됐단 점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포르쉐 딜러사가 타 브랜드에 비해 수익률이 좋아서다. 딜러사의 경우 임포터가 수입한 신차를 구매해 유통하는 터라 영업이익률이 1%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기존 포르쉐 딜러사 4곳의 작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4.5%에 달한다.


수입차 한 관계자는 "포르쉐 딜러사의 영업이익률이 타사 대비 높은 이유는 할인 없이도 차량이 잘 팔리기 때문"이라며 "용산 지역만 맡고 있는 용산스포츠오토모빌의 경우 작년에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데 더해 흑자 경영 중이란 점에서 세영모빌리티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영모빌리티 대표이사는 극동유화그룹 장남인 장인우 선인자동차 대표가 겸직 중이며, 장 대표 부친인 장홍선 극동유화그룹 회장과 동생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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