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의 열등감]
카카오T 벽 높았다…여전한 만년 2위 설움
① 송진우 CEO로 교체, 반전 이끌 수 있을지에 관심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4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우티)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국내 1위 택시호출 서비스인 '카카오T'의 벽은 높았다. 티맵모빌리티가 세계 최대 승차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와 힘을 합쳐도 카카오T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카카오T는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동맹에도 택시호출 시장 점유율을 90% 이상 끌어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동맹 효과는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와 우버 동맹은 지난 2021년 4월 합작법인 '우티'가 출범하면서 본격화됐다. 우버는 합작법인에 1억달러(당시 1130억원)를 투자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우티 지분 구조는 우버 51%, 티맵모빌리티 49%로 이뤄졌다.


우티는 같은 해 11월 티맵 택시와 우버 앱의 장점을 합친 택시호출 앱 'UT'(우티)를 선보였다. 우티 앱은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가맹대상 호출료 100% 지급, 실질 가맹수수료 0% 적용 등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빠르게 2위 택시호출 서비스로 성장했다. 다만 1위 카카오T와 격차가 큰 2위였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카카오T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238만명을 넘어선 반면 우티의 MAU는 약 66만명에 머물렀다. 무려 19배에 달하는 MAU 격차를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는 우티가 돈을 쓴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티 출시 이후에도 카카오T의 독점적 지위는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기준 카카오T는 가맹택시를 제외한 일반호출 서비스에서 시장 점유율 94%를 차지했다. 남은 6% 점유율을 놓고 우티를 비롯한 다른 사업자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티는 후발주자라는 한계점이 있다. 여기에 이용자는 물론 택시 운행하는 운전자들이 이용하는 앱 서비스 편의성에서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한 카카오를 따라잡지 못한 것이 경쟁에서 밀린 이유로 꼽힌다. 


다양한 측면에서 열세에 있었던 우티는 카카오T 이용자를 빼앗기 위해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현금성 프로모션을 남발했다. 이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우티의 당기순손실은 118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3배가량 확대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마이넌스(-) 129억원을 기록했다. 출범 첫해인 2021년 45억원에 달했던 매출이 1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이 매출보다 높을 경우 회계상 매출로 인식할 수 있다"며 "최대주주인 우버 기준에 따라 이를 매출로 산정하면서 마이너스 매출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티맵모빌리티는 2015년 티맵 택시를 출시하는 등 SK텔레콤에서 분사하기 전부터 카카오T를 상대로 택시호출 주도권 싸움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미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T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존재감 없는 2위 사업자 진입에 만족해야 했다. 우버와 동맹을 맺고 출시한 우티도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다. 게다가 우버의 지원에 힘입어 이전보다 많은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카카오T 시장 지배력을 조금도 깎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우티는 대표이사(CEO)를 교체하며 경영 쇄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9월 15일 초대 CEO인 톰 화이트 후임으로 송진우 전 배달의민족 베트남 사업 총괄을 선임했다. 송 대표는 테크 플랫폼, 소비재, EPC(설계·조달·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18년 넘게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그는 삼성전자 유럽총괄, 컨설팅회사 맥킨지, 국내 사모펀드 KDB 인베스트먼트 등에서 근무했으며, 우티 합류 직전에는 우아DH아시아에서 배달의민족 베트남 사업 총괄을 역임했다.


우티가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내국인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우티는 우버 앱 기능을 그대로 지원하면서 현지화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앱 환경에 불편을 호소하는 이용자가 적지 않았다. 국내 이용자에 친숙한 UI·UX를 제공하는 카카오T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송진우 대표 체제를 맞이한 우티는 향후 국내 사업을 확장하고 이용자·드라이버 경험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프라딥 파라메스와란 우버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송 대표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 전문성이 더해져 우티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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