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의 열등감]
카카오T와 슈퍼앱 시장 격돌…숙제는 수익성 확보
② 티맵모빌리티, 올해 상반기 순손실 380억원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티맵모빌리티)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티맵모빌리티가 국민 내비게이션으로 불리는 '티맵'을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키우고 있다. 길 안내, 주차, 대리, 전기차 충전 등 운전자 위주 서비스는 물론 기존에 별도 제공하던 대중교통 서비스까지 티맵에 모두 담아내고 있다. 내비게이션을 넘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티맵의 목표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국내 1위 차량 호출 앱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다. 카카오T 역시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는 슈퍼앱을 지향한다. 모빌리티 슈퍼앱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양 사의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티맵, 슈퍼앱으로 진화


티맵모빌리티는 지난달 4일 '올 뉴 티맵'을 공개했다. 올 뉴 티맵은 내비게이션 중심에서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목표로 진화했다. 길안내는 물론 ▲대중교통 ▲대리운전 ▲전기차 충전 ▲개인형 이동장치(PM) ▲렌터카 ▲주차·발렛 등 모빌리티 전 영역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컨대 출퇴근 길에 주로 이용하던 지하철이 장시간 지연될 경우 재빠르게 다른 수단을 조회할 수 있고, 도보 이동이 필요하면 킥보드 등 PM 수단을 탐색·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티맵은 목적지 근처 맛집이나 숙소 정보를 제공하고 예약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차량 구매·정비 등 차량 관련 서비스도 강화한다. 제공 중인 신차·시승차·중고차 및 차량용품 판매 서비스를 넘어 운전 이력을 기반으로 적시에 필요한 차량 관리·정비 서비스를 안내하는 방식으로 탈바꿈한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는 "기존 티맵이 이동경로를 탐색하는 데 주로 활용됐다면, 앞으로는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이동 수단을 통합적으로 조회하고 렌터카와 숙박, 맛집 예약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티맵이 이동의 모든 순간에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밝혔다.


◆ 카카오T와 정면 승부 


티맵의 슈퍼앱 진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슈퍼앱은 세계 인구 3명 중 1명이 사용할 만큼 활성화되고 있다. 기업들도 슈퍼앱을 통해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연계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추가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이미 티맵모빌리티뿐 아니라 국내 모빌리티 사업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교통수단을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해 이용자에게 최적의 이동 방법을 제시하는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Mobility as a Service)를 핵심 가치로 삼고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빌리티 시장의 슈퍼앱이 되겠다는 의미다. 


티맵의 최대 경쟁자인 카카오모빌리티도 '카카오T'를 슈퍼앱으로 키우는 작업에 한창이다. 택시호출을 넘어 대리운전, 주차, 항공권 예약, 퀵서비스, 세차, 정비, 중고차 및 전기트럭 판매 등 폭넓은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


양 사 모두 궁극적으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기에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티맵모빌리티는 누적 가입자 2000만명을 돌파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기반으로 MaaS 주도권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대리운전 등 중개사업에서 수익 모델을 구축하며 모빌리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 카카오T 수익성 따라잡기 숙제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업 운영의 핵심인 수익성 측면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티맵모빌리티보다 크게 앞서고 있다. 실적에서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상반기 매출 4669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4%, 영업이익은 67.6% 증가한 수치다. 다만 법인세 관련 비용 발생으로 225억원 반기 순손실을 냈다. 순손실을 제외하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돈 버는 노하우를 내재화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3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반해 티맵모빌리티는 여전히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상반기 티맵모빌리티는 매출 1295억원, 순손실 3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9.0% 증가했지만 지속적인 순손실 발생으로 재무건전성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년 연속 마이너스(-)다. 2021년 -591억원에서 지난해 -662억원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더욱 악화된 상태다. 


티맵모빌리티가 티맵의 슈퍼앱 진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환 티맵모빌리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출범 초기 내비게이션 이외 공격적 성장을 위해 수익성 악화는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며 "내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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