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용 강관 돈 되네"…현대제철의 복심
한국, 미국수출 실적 1위…가격 상승으로 세아제강 수혜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17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현대제철이 강관 사업부를 독립 시킨다. 


강관사업부는 과거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매각설이 수차례 돌았다. 이를 다시 키우겠다고 나선 이유는 '에너지용 강관 시장' 때문이다. LNG 인프라 설비 투자 확대로 미국에서 한국산 강관이 불티나게 팔리자 현대제철도 여기에 올라타려는 복심이다.


26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연내 강관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세울 예정이다. 기존 사업부의 자산을 떼어내 현물 출자하는 방식의 사업부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 자회사명은 아직 미정이다.


지난 2015년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를 인수하면서 하이스코 내 강관사업부도 함께 흡수했다.


현대제철의 강관 시장 점유율은 세아제강 다음으로 높아 시장 입지는 나쁘지 않다. 세아제강의 연간 강관 생산능력은 152만톤, 이어 현대제철은 111만톤이다. 생산 인프라 측면에서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사업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표적인 구조조정 사업부로 꼽혔다. 강관사업은 지난 2021년부터 모빌리티사업본부 내에 편입돼 자동차 소재 사업 대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현대제철 전체 매출에서 강관 사업(1조4959억원)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작년 기준 약 6%로 미미하다. 


현대제철은 강관사업부를 별동대로 운영하면서 에너지용 강관 전문 회사로 재편할 예정이다. 강관사업 자회사를 세워 회생을 시도하는 것도 에너지용 강관 수요를 눈여겨 봤기 때문이다. 


강관은 배관용, 구조용, 유정용 등 사용 목적별로 다양하다. 이중 최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유정용이다. 친환경 LNG 수요가 높아지면서 관련 프로젝트에 쓰이는 강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전세계 유정용 강관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6.75%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유정용 강관 수요가 높은 국가로 미국이 꼽힌다. 


작년 미국 오일·가스 배관용 스테인리스 강관의 수입규모는 2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직전연도 대비 90% 이상 증가한 수치로, 팬데믹 종료 이후 내수 시장이 빠르게 회복한 덕분이다.


미국에 강관을 수출하는 국가는 한국, 중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등이다. 이중에서도 미국 내 한국산 강관 비중이 압도적이다.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강관 규모는 작년 1500만 달러다. 한국이 전체 수입의 54%를 차지했다.


지난 2018년부터 일정 한도로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강관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이같은 높은 수요에 힘입어 미국에선 강관 가격도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 내 에너지용 강관 수출로 수혜를 본 대표적인 기업이 세아제강이다. 세아제강의 강관 수출 물량은 지난 2021년 137만톤에서 이듬해 151만톤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85만톤의 강관을 수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카타르 LNG 북부 가스전 프로젝트 수주를 따냈으며, 올해 5월에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용 파이프 공급 계약도 성사시켰다. 


세아제강의 작년 영업이익은 2152억원으로 전년도(1319억원) 대비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종전 대비 14% 개선된 146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기존 강관 사업은 건설용도 생산했지만, 주 수익원은 북미쪽 에너지용 강관이었다"라며 "국내외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해상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고부가 에너지용 강관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공=코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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