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김홍국 하림 회장 꿈
높은 더미식 제품 가격… 시장 "레스토랑 간편식 대비 경쟁력 약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림, 더미식 선물세트 (사진=하림)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쉽잖을 것이란 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그룹 내에서 식품 제조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하림산업만 해도 지주사의 자금 지원에도 적자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시장에선 더미식 제품 가격이 높고 최근 유명 레스토랑 메뉴를 옮겨 놓은 간편식(RMR)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단 이유로 하림산업이 단기간 내 식품 제조 부문에서 반등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 중이다.


하림그룹은 2021년 기존 축산업 중심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단 포부를 밝혔다. 2019년 흡수합병 한 하림식품을 중심으로 즉석밥, 라면, 가정간편식 등 식품 제조를 본격화 한 것도 이러한 목표 때문이다. 특히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가정간편식 브랜드 '더미식' 론칭 당시 연매출 1조5000억원의 메가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히는 등 해당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문제는 양재동 물류단지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간편식 사업도 좀처럼 수익궤도에 오르지 못한 탓에 이 회사가 수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단 점이다. 하림산업은 2016년 양재동 한국화물터미널(파이시티) 부지를 매입해 도시물류단지 설립을 계획해왔지만 인허가 문제로 2021년에야 개발을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정간편식 사업 강화를 위해 더미식 브랜드 카테고리를 자장면, 국·탕·찌개 등으로 확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지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 하림산업의 매출원가는 ▲2020년 203억원 ▲2021년 596억원 ▲2022년 980억원 순으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43억원→217억원→461억원으로 원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영업손실도 294억원→589억원→868억원을 기록하면서 2년 새 적자 폭이 195.2%나 확대된 상태다. 이 때문에 하림산업은 지난 2월과 7월 하림지주로부터 총 600억원의 자금을 조달받기도 했다.


시장에선 하림산업이 당분간 모기업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더미식 제품 가격이 경쟁사 평균 대비 높다 보니 판매가 원활치 않은 데다 최근 가정간편식 대신 레스토랑 간편식(RMR)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더미식 제품이 경쟁사 평균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느끼는 진입장벽이 높다"며 "특히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명 레스토랑 메뉴를 옮겨놓은 레스토랑 간편식(RMR) 수요가 늘어난 것도 부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싼 가정간편식을 구매하기보단 돈을 조금 더 내고 레스토랑 간편식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크다"며 "더미식의 경우 매출 증가를 위해선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하림산업 가정간편식 부문에서 단기간 내 매출을 큰 폭으로 성장시키긴 어려워 보인다"며 "김홍국 회장이 더미식 론칭을 직접 챙길 만큼 애정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그룹 지원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림산업 관계자는 "더 미식은 이제 2년차 브랜드라 수익을 내기보단 인지도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자사는 '프리미엄'이라기 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그에 맞는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열심히 하면 언젠가 고객들에게 더미식의 가치를 널리 알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더미식의 성과에 대해선 장기적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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