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이 비트앤와트에 처음 투자한 시기는 지난 2016년 5월 중순이다. 2차전지 후공정 장비를 생산하는 비트앤와트를 기반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였다. 처음 주식을 사들이고 대여금을 출자전환한 금액까지 포함하면 2년간 비트앤와트에 14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 대표는 코센으로 투자를 하기 직전, 개인회사로 비트앤와트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기존 비트앤와트 주주였던 펀드와 투자기관이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주당 1만2800원대의 가격으로 총 13억원정도에 사들였다. 이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밸류웍스’라는 법인을 통해서였다. 그만큼 비트앤와트 사업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코센의 비트앤와트 매입단가는 이 대표측과 달랐다. 코센의 평단가는 구주와 신주를 합쳐 5400원대였다. 이 대표측보다 늦게 투자했음에도 낮은 단가로 비트앤와트 주식을 취득할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다만 이는 착시효과다. 코센이 투자한 보통주와 이 대표측이 매입한 RCPS의 차이 때문이다.

이 대표측이 인수한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평단가는 2000원대로 떨어진다. 전환비율이 우선주 1주 당 보통주 6.4주 정도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시기 투자한 코센만 이 대표보다 2.5배나 높게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코센의 투자를 받은 비트앤와트는 지난해 큰 금액은 아니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8월과 9월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와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이었다.

두 벤처캐피탈은 비트앤와트의 100억원어치 전환사채(CB)를 인수한 후 얼마안돼 주식으로 전환했다. 비트앤와트의 기업공개(IPO)를 준비를 위해서였을 것으로 풀이된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부채에서 자본으로 회계처리돼 재무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주간 계약에 따라 올해말까지 비트앤와트가 IPO를 하지 못하면 코센에서 벤처캐피탈이 가진 물량을 인수해주기로 했다.

실제로 벤처캐피탈들은 코센에 지분 인수 요청을 했다. 비트앤와트 실적이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고 기한내 상장이 안됐기 때문이다. 코센은 이에 벤처캐피탈들에 주식 매입 대금을 지난 24일(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과 다음달 16일(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까지 납입하기로 했다. 다만 투자사들과 협의해 대금 납입은 연기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이유로 코센은 주주우선공모증자로 자금조달에 나섰던 것이다. 벤처캐피탈이 가진 비트앤와트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돈은 116억원이다. 주주우선공모증자를 철회한 후에도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방식을 바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116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단 해당 자금으로 코센 인수자가 비트앤와트 지분을 인수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원매자는 비트앤와트의 2차전지 검사장비 사업과 무관한 바이오 사업을 펼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트앤와트의 현 경영진은 이제원 대표의 측근들이다. 황진연 전 대표는 지난 6월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이후 이 대표의 매형인 이철원 씨가 비트앤와트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외 코센에서 최고재무관리자(CFO) 역할을 맡고 있는 김형철 이사를 포함해 이철재 사외이사, 이종희 이사 등이 비트앤와트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경영진이 변경될 때의 영업환경 등도 코센 원매자측의 고민거리다.

이와 관련해 코센 경영권 지분의 원매자측은 “코센의 비트앤와트 지분 인수와 관련해 현 경영진과 논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