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하나금융그룹의 세대교체가 상무급과 부사장급 사이에서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지주 상무 10명 중 8명이 1970년대생인 반면 부사장 10명 중 7명은 여전히 1960년대생이기 때문이다. 함영주 회장 취임 이후 젊은 임원들이 대거 진입했지만 고위직의 세대교체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된 셈이다. 연말 인사에서 기존 부사장단의 재편과 1970년대생 상무들의 승진이 맞물릴지 관심이 쏠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올해 6월 말 기준 지주 상근 임원 24명 가운데 1970년대생이 12명으로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함 회장을 포함한 상근 임원 기준으로,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는 집계에서 제외했다. 2021년 말에는 전체 상근 임원 17명 가운데 1970년대생이 3명(17.6%)에 그쳤다. 함 회장이 취임한 2022년 이후 1970년대생 임원이 9명 늘면서 비중도 32.4%포인트(p) 높아졌다.
1970년대생 비중은 2022년 말 25%, 2023년 말 36.4%, 2024년 말 39.1%로 꾸준히 확대됐다. 지난해 말에는 54.2%로 처음 과반을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는 50%로 소폭 낮아졌다. 전체 임원 수가 2021년 말 17명에서 올해 상반기 24명으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젊은 임원들의 진입도 활발해진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금융지주에서도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은 상근 임원 11명 중 6명(54.5%), KB금융은 24명 중 12명(50%), 신한금융은 10명 중 4명(40%)이 1970년대생으로 집계됐다. 4대 금융지주 모두 1970년대생 임원 비중이 40%를 넘어선 가운데 하나금융에서는 이들이 어느 직급까지 진출했는지가 연말 인사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하나금융의 세대교체는 직급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지주 상무 10명 가운데 1970년대생은 8명으로 80%에 달한다. 반면 부사장급에서는 10명 중 3명(30%), 부회장급에서는 3명 중 1명(33.3%)에 그친다. 상무급에서는 1970년대생이 주류로 자리 잡았지만 부사장급 이상에서는 여전히 1960년대생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1970년대생 상무는 김기홍·남호식·박근훈·양재윤·엄태성·윤운성·조범준·최광일 등 총 8명이다. 이들은 그룹 전략과 인사, 자본시장, IR, 감사, 준법감시 등 주요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남호식 전략부문장과 조범준 자본시장본부장, 윤운성 인사부문장은 모두 1975년생으로 그룹의 핵심 경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윤운성 인사부문장을 제외한 7명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김기홍 브랜드본부장과 최광일 준법감시인은 2023년부터, 박근훈 IR본부장은 2024년부터 지주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남호식 전략부문장과 조범준 자본시장본부장, 양재윤 감사부문장, 엄태성 상무는 지난해 합류했다. 임원 재임 기간에 차이가 있는 만큼 연말 인사에서는 기존 상무들의 승진과 신규 선임자들의 재신임 여부가 함께 주목받을 전망이다.
부사장급에서도 세대교체의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다. 현재 부사장 10명 가운데 1970년대생 3명은 모두 올해 1월 합류한 인사들이다. 김영준 글로벌본부장(1971년생)과 서유석 기업금융본부장(1972년생), 박영미 소비자보호본부장(1972년생)이 해당한다. 연초 인사에서 1970년대생을 부사장급에 새로 배치한 만큼 연말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기존 부사장단의 거취는 연말 인사에서 세대교체의 폭을 가를 핵심 변수다. 하나금융 부사장 10명은 모두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이 가운데 1960년대생은 7명이다. 2022년부터 지주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박병준 지원본부장은 올해로 부사장 5년차를 맞았으며, 오정택 ESG본부장과 박근영 신사업·디지털본부장, 이준혁 경영지원실장 등도 주요 보직을 맡아왔다. 반면 정영균 투자금융본부장과 김진우 WM본부장은 올해 초 지주 임원으로 선임됐다.
상무급에 1970년대생이 대거 포진한 상황에서 부사장단의 교체나 보직 재편이 이뤄지면 직급별 세대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기존 부사장들이 계열사 CEO로 이동하거나 다른 보직을 맡을 경우 젊은 상무들의 승진으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
부회장단에도 1970년대생이 포함돼 있다. 신사업·미래가치부문을 이끄는 이은형 부회장은 1974년생으로, 김정태 전 회장 재임 시절인 2020년 40대 중반의 나이로 부회장에 발탁됐다. 반면 이승열(1963년생)·강성묵(1964년생) 부회장은 1960년대생으로, 부회장단 역시 세대 구성이 엇갈린다.
지주 임원의 계열사 CEO 이동은 과거 인사에서도 확인된다. 2024년 말 당시 지주 그룹CIB본부장이던 성영수 부사장은 하나카드 대표이사로, 그룹전략부문장이던 양재혁 상무는 하나벤처스 대표이사로 각각 발탁됐다. 지주 고위직의 계열사 이동이 내부 승진과 새로운 인재 발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사 구조인 셈이다.
올해는 하나금융 14개 계열사 가운데 13개사의 CEO 임기가 연말에 끝난다. 지주 부사장단 전원과 1970년대생 상무 7명의 임기 만료까지 겹치면서 지주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대규모 인사 재편의 여건이 마련됐다. 함 회장의 임기가 2028년 3월까지인 만큼 이번 인사에서 결정되는 고위 경영진의 세대 구성은 함 회장 임기 후반부뿐 아니라 차기 회장 체제의 인적 기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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