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내년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존 밸류업 프로그램의 큰 틀은 유지하되 현금배당 대비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하고 배당 산정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보통주자본(CET1)비율 13% 이상을 유지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려 전체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는 데 무게를 둘 방침이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3일 진행된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7월 말씀드린 밸류업 프로그램을 유지하면서 주주와 투자자들의 의견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의 조합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사주 매입을 현금배당 대비 좀 더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 현금배당 공식을 3개년 평균 이익으로 쓰는 방법은 어떠냐는 등 여러 말씀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내년 주주환원율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ROE 개선을 통한 주주환원 재원 확대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박 CFO는 "저희 프레임워크 자체가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과 ROE의 비율을 가지고 하는데, 일단 타깃으로 잡아야 할 점은 ROE를 조금 더 높이면서 전체적인 주주환원의 파이를 키우는 데 좀 더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부분은 경영진과 이사회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주주와 투자자들이 주신 의견들을 조합해 필요하다면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주환원 확대의 기반이 되는 CET1비율은 3분기 말 13.45%로 전분기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다. 순이익 증가와 환율 하락 등이 자본비율 개선에 기여했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이 상승 폭을 제한했다.
박 CFO는 "은행·증권·생명 등 그룹 전체에서 OCI와 관련된 채권을 50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 영향으로 OCI가 약 1조50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CET1비율을 약 48b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4분기 이후 자본비율에 대해 박 CFO는 "주주환원 정책에 따르면 13% 이상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현 수준에서 급격한 자산 성장이나 지분투자 계획이 없기 때문에 3분기 수준을 유지하면서 환율 변동을 관리하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RWA 자산을 효율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은행의 3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4bp 하락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이 대출금리 상승 효과보다 먼저 반영된 영향이다.
정영석 하나은행 CFO는 "통상적으로 단기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조달 쪽으로 먼저 영향을 받고 초기에는 NIM이 주춤한다"며 "대출금리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연간으로 보면 25bp 인상 기준 2~3bp 정도의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3분기 NIM 변동 요인을 보면 운용 측면에서 5.2bp의 상승 효과가 발생했지만 정기예금 비용률 상승이 7.5bp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원가성 예금 감소와 정기예금 대체에 따른 영향도 약 2bp의 하락 요인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 신용보증기금 출연료 등 법정 비용을 대출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도 3분기 NIM을 0.7bp 낮췄다. 정 CFO는 해당 조치가 4분기와 내년에도 추가적인 마진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에는 연말 유동성 관리에 대비해 자금을 미리 확보한 영향도 있었다. 정 CFO는 "6개월에서 12개월의 연말을 넘기는 예금을 약 11조3000억원 선제적으로 조달했다"며 "4분기에는 잉여 조달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운용 측면에서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금리 개선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CFO는 "기업대출의 약 60%, 전체 원화대출의 30%가 CD금리 연동 대출"이라며 "운용수익률 개선 효과가 4분기에 더 나타날 수 있어 3분기 대비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예상했다.
건전성 관리에서는 부실자산 매각을 확대해 100%를 밑도는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을 세 자릿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부 대기업의 워크아웃·기업회생 절차와 NPL 매각시장 위축이 건전성 지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강재신 그룹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는 "고정이하자산 매각이 3분기까지 부족했다"며 "4분기에는 충분한 자산 매각을 진행해 커버리지비율이 세 자릿수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손비용률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영계획상 35bp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현재는 30bp 수준"이라며 "경영계획 범위 내에서 소폭 상승하는 수준으로 관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운영리스크가 내년 위험가중자산 감소 요인으로 반영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강 CRO는 "감독당국이 사업부 폐쇄나 충분한 재발 방지 대책 등을 판단해 인정하는 것"이라며 "ELS 관련 부분이 내년에 합리화 대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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