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프랑스)=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하림이 해외 전용 라면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 '더미식(The미식)'이 국내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시알 파리(SIAL PARIS) 2026'에 참가한 하림산업은 신규 라면 브랜드 '서울 스플래시(Seoul Splash)'를 선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하림산업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해외 전용 브랜드로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
서울 스플래시는 한국적인 맛을 전면에 내세운 볶음면 브랜드다. 제품은 라볶이와 양념치킨 볶음면, 불고기 볶음면 등 3종으로 구성됐다. 한국의 수도인 '서울'을 브랜드명에 직접 활용하고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한국 음식들을 제품에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K푸드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실제 제품 수요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림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규 라면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은 기존 라면 사업이 국내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앞서 하림산업은 2021년 더미식을 출시하며 국내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즉석밥과 만두, 국·탕·찌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종합식품 브랜드로 육성해 왔다.
다만 기존 라면 제품보다 높은 가격대와 치열한 시장 경쟁이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업체들이 높은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까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후발주자인 하림산업이 입지를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림산업의 수익성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다. 공개된 감사보고서에서 확인되는 2016년 실적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094억원, 영업손실 1467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하림산업은 최근 부동산개발사업과 식품사업을 인적분할하기로 의결했다. 존속법인인 하림산업은 서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을 맡고 신설법인 하림식품은 식품 제조·가공·유통·물류사업을 담당한다. 이번 분할로 하림의 식품사업이 독립적인 경영체제를 갖추게 되는 만큼 신규 브랜드를 앞세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라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만큼 하림산업도 해외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유럽을 비롯한 해외 라면 시장 역시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하림산업이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제품 경쟁력과 유통망 확보가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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