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해외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오리온이 유독 인도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오리온 인도법인은 현지 생산을 시작한 2021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순손실만 약 7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베트남과 러시아가 현지 생산을 시작하고 각각 2년, 3년 뒤 흑자로 돌아선 것과 달리 인도는 햇수로 6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은 빠른 매출 확대를 통해 초기 투자에 따른 비용부담을 넘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29일 오리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법인 오리온 뉴트리셔널스(Orion Nutritionals Private Limited)는 올해 상반기 매출 195억원, 순손실 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4% 증가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는 대규모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다른 해외법인들과 대조된다. 같은 기간 베트남법인은 매출 2677억원에 순이익 380억원, 러시아법인은 매출 1955억원에 순이익 267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주요 법인인 오리온식품유한공사(OFC)의 순이익도 908억원이었다. 중국 상하이·광저우·선양법인 역시 각각 151억원, 45억원, 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오리온은 2018년 인도법인을 설립하고 2021년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초코파이·카스타드 생산라인과 유통망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손실이 쌓이고 있다. 생산 첫해인 2021년 44억원이었던 순손실은 2022년 116억원, 2023년 155억원, 2024년 172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144억원으로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도 69억원의 손실이 추가됐다.
이에 본사의 자금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인도법인에 약 148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72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이에 따라 오리온이 보유한 인도법인 지분의 장부상 금액은 지난해 말 98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258억원으로 늘었다.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인도법인 손상평가를 핵심감사사항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오리온 측은 앞서 진출한 해외법인과 인도의 사업 환경의 차이가 크다는 입장이다. 실제 인도는 브리타니아와 파를레, ITC 등 기존업체들이 이미 브랜드와 유통망을 확보한 시장이다. 오리온이 현지 생산에 나서기 전부터 이들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던 만큼 생산시설을 갖추는 것에 더해 기존 경쟁사 사이에서 판매망과 소비자 수요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리온은 향후 빠른 매출 성장세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흑자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오리온은 인도법인에서 향후 5년간 평균 매출액 성장률 37.12%, 평균 매출총이익률 21.18%를 각각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해 고정비용을 상쇄하면 수익도 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다른 해외법인의 경우 20~30년 전에 진출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나 여러 환경적인 부분이 인도 때와는 다르다”며 “인도법인은 사업 초기로 설비 투자와 채널 확대 비용이 투입되고 있지만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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