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현대자동차가 광주 자율주행 실증사업에 공급 중인 개발용 차량이 초기 안정화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일부 참여 업체들은 차량 안정성과 인도 일정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와 정부는 개발용 차량 특성상 겪는 초기 시행착오라며 본격 실증 전까지 개선을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 실증 차량은 아이오닉5를 바탕으로 남양연구소에서 별도 제작한 개발용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다. 일반 차량에는 기능별 제어기가 100개 넘게 들어가지만, 이번 차량에는 SDV 선두 업체처럼 10개 안팎으로 줄인 통합제어기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로서도 처음 시도하는 구조다.
복수의 실증 참여사들은 차량을 넘겨받은 뒤 곧바로 실증에 투입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자율주행 업계 한 관계자는 "작동 안정성 측면에서 아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개조 작업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설명에 따르면 통합제어기 구조는 효율이 높은 대신, 초기 단계에서는 오류 지점을 특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제어기가 기능마다 따로 있으면 문제 부위가 바로 드러나지만, 한데 묶으면 원인을 짚어내기가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일정도 빠듯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사업 출범 당시 현대차가 6월부터 차량을 순차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첫 인도(5대)는 이달 초 이뤄졌다. 현재까지 공급된 차량은 20여대로, 연내 목표인 200대의 10% 수준이다. 7~8월 노조 파업 영향도 거론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자율주행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면서 전체 일정이 빠듯하게 잡혔다"며 "처음 만드는 차량을 짧은 기간에 200대 제작하면서 현장 대응까지 병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용 효율성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일부 업체들 사이에서는 대당 2억원이 넘는 개발용 차량 대신 기본 사양 아이오닉5에 업체가 직접 센서와 SW를 탑재하는 방식이 비용 면에서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체들은 그동안 양산차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해 해외에 공급한 경험도 있다. 반면 SDV 전용 플랫폼이 장기적으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은 광주 전역 생활권 500.97㎢에 자율주행차 200대를 투입하는 대규모 실증사업으로, 국토부가 총괄한다. 현대차는 올해 초 공모를 거쳐 차량 공급사로 선정됐고,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 라이드플럭스와 함께 실증 참여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차량은 A2Z가 80대, 현대차와 라이드플럭스가 60대씩 배정받는다.
정부는 공급 일정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연내 200대 인도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업체 개조 기간을 감안하면 올해 실제 도로에 투입되는 차량은 100여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양산차처럼 수많은 테스트와 품질 검사를 거친 차가 아니라 기술 개발용으로 만든 차"라며 "양산차와 1대 1로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 관계자도 "처음 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지만 제작사와 조율하며 해결하는 단계"라며 "큰 결함이 있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공된 차량은 광주 실증사업 대응을 위해 개발 중인 전용 실증차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품질을 집중 개선하며 안정화하는 단계"라며 "본격적인 실증 시작 전까지 모든 차량을 대상으로 SW 업데이트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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