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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데이터 플라이휠’로 자율주행 승부
김정희 기자
2026-08-26 17:32:04
핵심 데이터 선별·분석부터 모델 배포까지 속도전…국가별 시차 활용해 24시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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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현대차 자율주행센터 상무가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AME)’ 컨퍼런스에서 ‘데이터 플라이휠을 통한 자율주행 모델의 지속 개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현대차가 자율주행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데이터 플라이휠(Data Flywheel)’을 제시했다. 자율주행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뒤 이를 모델에 다시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자율주행 성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현대차는 국가 간 시차를 활용한 ‘팔로우 더 선(Follow the Sun)’ 체계를 도입해 데이터 순환 속도를 극대화한다. 단순한 데이터 수집량을 넘어 문제 발견과 해결, 모델 반영으로 이어지는 처리 속도가 자율주행 주도권 싸움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경민 현대차 자율주행센터 상무는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AME)’ 컨퍼런스에서 ‘데이터 플라이휠을 통한 자율주행 모델의 지속 개선’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AME 전시회의 일환으로 피지컬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등 자율주행 기술 변화부터 상용화를 위한 정책·규제와 서비스 전략까지 산업의 주요 현안을 다루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이 상무는 “이제 자율주행에서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이제는 데이터 자체보다 이를 수집하고 분석·선별해 다시 검증·배포하는 ‘데이터 플라이휠’을 어떻게 구축하는지가 자율주행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자동차의 경쟁력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데이터와 AI 중심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며 “2020년대 초반에는 전동화가 중요한 키워드였고, 이후에는 SDV가 주목받았다면 지금은 AI와 데이터, 연산능력이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정의하는 데이터 플라이휠은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모델을 학습하고, 개선된 모델을 다시 차량에 배포하는 순환 체계를 말한다. 데이터 수집→분석·선별→학습→검증·배포→재수집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자율주행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전략이다. 이 상무는 “사용자가 많아지고 데이터 플라이휠을 통해 데이터가 모이면 개선이 되고, 개선이 되면 더 좋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사용자가 더 늘어나게 된다”며 “마치 눈덩이처럼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 상무는 데이터 플라이휠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팔로우 더 선 체제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데이터 플라이휠의 경쟁력은 단순히 차량 대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발견된 문제를 얼마나 빨리 분석하고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를 위해 지역 간 시차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팔로우 더 선은 한국에서 낮 동안 데이터를 수집해 발견한 문제를 공용 관리 시스템에 올리면, 한국이 밤이 된 뒤 해가 뜨는 미국의 엔지니어들이 이를 이어받아 분석하고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 수집과 문제 분석·해결이 사실상 24시간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이슈가 발생한 뒤 원인을 찾아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라며 “모델을 학습하고 배포하는 과정은 자동화될 수 있지만,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를 찾는 과정은 아직 엔지니어들의 역량과 노하우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면 전체 데이터 플라이휠의 회전 속도도 느려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 상무는 이 과정에서 핵심 데이터를 골라내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주행 데이터 가운데 차선 변경이나 교차로 돌발 상황처럼 가치가 높은 데이터는 전체의 1% 이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모델이 계속 고도화될수록 이 비율은 더 낮아진다”며 “어떤 데이터가 우리 모델에 필요한지, 어떤 정보가 포함돼 있는지를 빠르게 판단하는 능력이 데이터 플라이휠의 속도를 결정한다”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데이터 플라이휠의 속도와 함께 ‘안전’도 핵심 요소로 꼽았다. 모델의 성능이 개선됐다고 해서 충분한 검증 없이 곧바로 차량에 적용할 수는 없어서다. 현대차는 새롭게 학습한 모델을 차량의 판단과 움직임을 가상환경에 다시 반영하며 반복 검증하는 ‘클로즈드 루프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천~수만개의 시나리오에서 검증한다. 실제 차량에는 충돌 직전 사고를 방지하는 능동 안전 기능과 차량을 최소 위험 상태로 전환하는 최소위험기동(Minimal Risk Maneuver·MRM)을 적용한다.


현대차는 데이터 플라이휠의 활용 범위가 향후 자율주행 성능 개선을 넘어 차량 내 고객 경험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차량에서 발생하는 운전·이용 패턴 등을 학습해 고객에게 보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기존에는 차의 외관이나 하드웨어, 편의성, 안전성 등이 중요한 구매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차량이 어떤 수준의 데이터 플라이휠을 갖추고 있고, 이를 통해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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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현대차 자율주행센터 상무가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AME)’ 컨퍼런스에서 제시한 데이터 플라이휠 구축 모습. (사진=딜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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