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호 기자] 웅진프리드라이프, 교원라이프, 보람그룹 등 국내 상조업계 상위 3사가 장례 중심의 전통적인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마케팅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교육과 여행, 결혼은 물론 반려동물 장례와 바이오 건강기능식품까지 고객과 접점을 다각화하며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사후 대비에만 머물던 상품 구조에 변화를 줘 신규 가입 장벽을 낮추고 선수금을 중도 해약 없이 빠른 매출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20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웅진프리드라이프, 교원라이프, 보람그룹 등 상위 3사는 가입 단계의 결합 상품부터 유지 단계의 전환 서비스, 자체 신사업에 이르기까지 비장례 부문 마케팅을 전방위로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교원라이프는 가입 단계에서 일상적 생활 지출과 상조를 묶는 결합 마케팅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LG가전 구독과 KT 통신, 그룹 교육 브랜드 빨간펜 등과 연계한 상품을 판매해 당장 장례 준비가 급하지 않은 소비자에게도 즉각적 가입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
가입 회원에는 납입금을 장례 외에 여행이나 교육, 결혼 등으로 바꿔 쓸 수 있는 전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입 단계의 결합상품과 이용 단계의 전환 서비스를 연결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면서 2026년 상반기에는 전환서비스 이용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137% 증가하는 성고를 냈다. 교원투어와 연계한 여행 전환서비스 이용 실적은 169% 늘었으며 전체 전환서비스 이용 실적의 64%를 차지했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웅진씽크빅과의 교육 서비스 연계에 더해 장례식장, 웨딩홀과 헬스케어 서비스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데 집중하고 있다.
웅진의 기존 사업과 상조 사업이 실제 연결된 대표 사례는 상조 납입금을 웅진씽크빅 교육 서비스로 전환해 이용하는 상품이다. 교육 전환서비스는 웅진그룹의 프리드라이프 인수 이전인 2024년 출시됐다. 인수 이전부터 이뤄진 기업 사이 제휴가 인수 이후 계열사 협업 기반으로 이어진 셈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직영 장례식장 '쉴낙원' 운영에 더해 웨딩홀 사업에 진출하며 장례 외 가족행사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혈당 홈케어와 시니어 모니터링 등 헬스케어 서비스도 잇달아 선보이며 그룹 역량을 접목한 라이프케어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보람상조는 홈쇼핑 가전 결합상품으로 가입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반려동물 장례와 바이오 등에서 새로운 수요를 찾고 있다. 기존 교육, 여행 사업을 상조와 연결하는 웅진프리드라이프, 교원라이프와 비교하면 상조사업에서 축적한 고객 기반과 서비스 경험을 인접 분야로 확장하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판매 단계에서는 2024년부터 홈앤쇼핑에서 가전제품과 상조를 결합하고 장례 대신 크루즈, 웨딩도 선택할 수 있는 '보람 라이프플랜'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회원이 전환 서비스를 이용한 뒤 상조 재가입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구조도 함께 추진 중이다.
장례 경험을 활용한 반려동물 특화 마케팅 역시 보람상조가 공을 들이는 분야다. '스카이펫'을 통해 반려동물 전용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고, '펫츠비아'를 앞세워 반려동물 생체 원소를 활용한 추모 보석을 선보이며 장례와 추모 상품을 연결했다.
식품·건강기능식품 부문에서는 계열사 보람바이오를 통해 천연물 소재 연구개발 역량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으로 비상조 수익원을 넓히기도 시도하고 있다. 장례사업에서 확보한 고객 이해와 브랜드를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판매하고, 상조 계약 외에서도 매출을 확보하려는 접근으로 풀이된다.
2025년 5월에는 CJ제일제당 출신 장승훈 사업운영부문 대표가 보람바이오에 합류하면서 상품화, 유통 역량 강화에 더욱 힘을 실었다.
업계에서는 상조 3사가 그룹의 사업 구조와 보유 인프라에 따라 활용하는 자원에는 차이가 있으나 고객 접점을 늘려 장례 외 수익 기반을 확보하려는 방향은 같다고 보고 있다. 가입과 실제 서비스 이용 사이의 긴 간격을 보완하고 신규 고객을 꾸준히 확보해야 하는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입장이라는 분석이다.
상조 회원이 매달 납입하는 부금은 회계상 기업의 매출이 아닌 부채성 선수금으로 분류된다. 장례 행사가 실제로 발생하거나 약정된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비로소 매출로 인식된다. 고객이 가입부터 실제 장례 서비스 이용까지 장기간이 걸릴 수 있고 이용 시점도 예측하기 어렵다.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면 계약 조건과 해약환급금 산정 기준에 따른 환급 의무도 발생한다.
상조사들로서는 가전, 통신 결합상품으로 신규 가입 유인을 높이고 여행, 교육, 결혼 등으로 납입금의 활용처를 넓히면 고객의 계약 유지를 유도할 수 있다. 고객이 해약 대신 전환서비스를 선택하면 장례 수요를 기다리지 않고 서비스 제공에 따른 매출을 확보할 기회도 생긴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는 "여행과 결혼, 시니어케어 등으로 서비스 외연을 넓혀 고객과의 관계를 생애 전반으로 확장하려는 것이 현재 상조업계 전반의 공통된 사업 흐름"이라며 "다양해지는 고객들의 생활 방식과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장례 시점 뿐 아니라 가입 기간 내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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