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이사회 독립성과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의 공정성을 강조하면서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커지고 있다. 연말 은행장 인선을 앞두고 차기 수장을 결정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독립성과 검증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임추위가 경영진을 견제하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기구인지, 사실상 정해진 후보를 추인하는 형식적 절차에 머무는지가 핵심이다. 딜사이트는 주요 은행별 임추위 구성과 운영 방식, 위원들의 면면과 인적 관계를 분석해 은행장 선임 과정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검증·견제 장치의 실효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BNK경남은행의 차기 행장 후보를 검증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지난해와 다른 진용으로 꾸려졌다. 위원 3명 가운데 2명이 교체되면서 지난해 김태한 행장 후보 추천에 참여했던 인사는 김경렬 위원장 한 명만 남았다. 법률 전문가인 김 위원장에 중앙은행 출신과 재무 전문가가 합류하면서 차기 행장 검증을 맡을 임추위의 전문성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 임추위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김경렬 위원장을 비롯해 장병화 전 한국은행 부총재와 김봉준 경상국립대 경영학과 교수가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경렬 위원장은 감사위원장, 장병화 위원은 보수위원장, 김봉준 위원은 리스크관리위원장을 각각 겸하고 있다. 내부통제와 경영진 보상, 위험관리를 점검하는 사외이사들이 차기 행장 후보 검증까지 수행하는 구조다.
2025년 4월 취임한 김태한 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 끝난다. BNK금융지주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경남은행 임추위에 차기 행장 후보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은행 임추위는 후보를 제안하고, 위원장은 지주 최종 면접에 참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다만 후보군 압축과 최종 후보 선정은 지주 자추위가 주도한다.
현재 임추위에서 지난해 김 행장 후보 추천에 참여했던 위원은 김경렬 위원장뿐이다. 경남은행 임추위가 지난해 2월28일 개최한 제1차 회의에는 김민호·김대일·김경렬 이사가 참여했다. 당시 위원장은 한국은행 부총재보와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사장을 지낸 김민호 전 이사였다. 세 위원은 사내이사인 은행장 후보 추천 안건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지난해 3월 김대일 전 이사가 임추위에서 빠지고 이대기 이사가 합류했다. 김경렬 이사가 위원장으로 선임됐으며, 지난해 말까지 김경렬 위원장과 김민호·이대기 위원 체제로 운영됐다.
올해 3월에는 김민호·이대기 위원이 빠지고 장병화·김봉준 위원이 합류하면서 현재의 3인 체제가 완성됐다. 3월23일 열린 제3차 임추위까지는 김민호·김경렬·이대기 이사가 참여했지만, 다음 날 제4차 회의부터 장병화·김봉준 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김민호 전 이사가 임기 만료로 퇴임하고 이대기 이사가 임추위에서 빠진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이대기 이사는 사외이사직을 유지 중이다.
김경렬 위원장은 2024년 3월 경남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K&L 태산 법무법인을 거쳐 현재 케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임추위원장을 맡은 뒤 올해 사외이사로 재선임됐으며, 임기는 2027년 3월 말까지다. 감사위원장과 함께 내부통제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은행장 후보 검증에는 경영성과와 사업계획뿐 아니라 법령과 내규에서 정한 자격요건 확인도 포함되는 만큼, 법률가 경력과 기존 행장 후보 추천 경험을 함께 갖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장병화 이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 부총재보와 부총재를 지냈으며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초빙교수로도 활동했다. 올해 3월 경남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며 임기는 2028년 3월 말까지다. 장 이사의 합류로 중앙은행 출신 인사가 임추위에 참여하는 흐름도 이어졌다. 전임인 김민호 전 이사 역시 한국은행 통화정책국장과 부총재보를 거쳤다. 장 이사는 보수위원장 외에 리스크관리·ESG위원회에도 참여한다.
김봉준 이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장 이사와 마찬가지로 올해 3월 선임됐으며 임기는 2028년 3월 말까지다. 경제·금융정책 분야 경력을 가진 이대기 이사 대신 기업재무 전공 교수가 임추위에 합류하면서 위원들의 전문성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재무관리 전문성이 차기 행장 후보의 경영성과와 사업계획을 검증하는 데 어떻게 활용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행장 후보 추천 당시 위원별 질의와 구체적인 평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 새로 합류한 위원들의 전문성이 실제 후보 검증 과정에서 어떻게 발휘될지는 향후 인선 절차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은행 임추위원장은 지주 최종 면접에 참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만큼 김경렬 위원장이 새 위원들과 함께 내린 판단을 지주 평가 과정에 얼마나 전달하고 반영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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