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웹툰·웹소설부터 음악과 영상까지 아우르는 ‘엔터 공룡’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몸집이 커진 만큼 내실도 다졌는지는 의문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뒷걸음질했고, M&A 과정에서 쌓인 영업권의 90% 이상이 손상 처리되면서 과거 투자 성과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1조원 안팎의 차입금 부담에 기업공개(IPO) 지연으로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도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딜사이트는 카카오엔터의 사업·실적 구조와 M&A 성과, 자금조달 및 특수관계자 거래,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2년 연속 이어진 대규모 순손실의 고리를 끊었지만, 흑자의 상당 부분은 본업 밖에서 만들어졌다. 관계기업인 SM엔터테인먼트의 투자성과와 자회사 매각이익을 걷어내면 지난해 연결 세전손익은 592억원 적자로 돌아선다. 외형과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한 가운데 회계상 비용 부담까지 줄어들면서 흑자전환이라는 성적표와 실제 이익 체력 사이의 간극이 드러났다.
특히 과거 인수·투자 자산의 가치 하락을 반영하면서 발생했던 대규모 손상차손이 줄어든 점도 순손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카카오엔터 본체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순손익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흑자전환에도 사업 자체의 수익성은 오히려 약해진 셈이다.
◆SM·자회사 매각이익 빼면 세전 592억 적자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의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 2591억원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매출은 1조8128억원에서 1조7384억원으로 4.1% 줄었고, 영업이익도 806억원에서 620억원으로 23.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4.4%에서 3.6%로 떨어졌다.
영업활동에서는 흑자를 유지했지만 최종 손익을 끌어올린 것은 영업외 부문이었다. 카카오엔터가 지난해 인식한 지분법이익은 664억원으로, 이 가운데 84.7%에 해당하는 562억원이 SM에서 발생했다. 전년 SM에서 85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손익이 647억원 개선됐다.
SM은 카카오엔터가 지분 19.89%를 보유한 관계기업이다. 종속기업과 달리 SM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카카오엔터 연결 실적에 직접 합산되지 않는다. 대신 SM의 실적에 따른 투자손익을 지분법으로 인식해 영업이익 아래 세전손익에 반영한다. 지분법이익은 회계상 인식하는 투자성과로, 해당 금액만큼 현금이 유입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카카오엔터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620억원이었지만 기타·금융손익과 지분법손익 등을 반영한 세전이익은 272억원에 그쳤다. 반면 SM에서 발생한 지분법이익은 562억원으로 연결 세전이익의 두 배를 웃돌았다.
SM 지분법이익만 단순 제외하면 연결 세전손익은 290억원 적자로 돌아선다. 카카오엔터가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각종 영업외 비용을 반영한 세전손익에서는 관계기업 한 곳의 투자성과가 흑자 여부를 좌우한 셈이다.
자회사 매각이익까지 제외하면 적자 규모는 더욱 커진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아이에스티엔터테인먼트·쓰리와이코프레이션·넥스트레벨스튜디오 등 3개 종속기업을 매각하며 302억원의 처분이익을 기타수익으로 인식했다. 이는 보유 지분을 처분하면서 발생한 이익으로, 매년 반복적으로 창출되는 영업수익과는 성격이 다르다.
SM 지분법이익 562억원과 자회사 매각이익 302억원을 연결 세전이익 272억원에서 단순 차감하면 592억원의 세전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실제 공시된 세전손익을 조정한 가상 계산이지만, 지난해 흑자전환에서 관계기업 투자성과와 비경상적 이익이 차지한 비중을 보여준다.
◆손상차손 1596억 감소…흑자전환 떠받친 기저효과
전년 대비 순손익이 크게 개선된 배경에는 손상차손 감소도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대규모 자산 손상을 비용으로 반영했던 만큼 지난해에는 관련 비용 부담이 줄면서 흑자전환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손상차손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보다 낮아졌을 때 그 차이를 비용으로 반영하는 회계처리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권이나 콘텐츠 관련 무형자산 등이 손상검토 대상이 된다. 영업권은 기업을 인수할 때 지급한 대가 중 식별 가능한 순자산의 공정가치를 초과하는 부분으로, 인수 당시 기대했던 미래 수익성이 낮아지면 손상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손상차손은 인식 시점에 현금이 유출되는 비용은 아니지만 손익계산서에는 반영된다. 카카오엔터의 경우 관련 손상차손이 영업이익 아래 기타비용 등에 반영되면서 세전이익과 순이익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카카오엔터는 2024년 무형자산에서 2173억원, 관계기업 투자주식에서 222억원 등 총 2426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당시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손상차손이 무형자산 664억원, 관계기업 투자주식 166억원 등 총 830억원으로 줄었다. 전년보다 1596억원 감소한 규모다. 이에 따라 전체 기타비용도 2566억원에서 1135억원으로 1431억원 감소했다.
전년도에 발생했던 대규모 손상차손의 부담이 줄면서 순손익 개선에 힘이 실린 것이다. 이는 지난해 새로운 수익이 창출됐다기보다 과거 인수·투자 자산의 가치 하락을 반영하면서 발생했던 비용 부담이 완화된 결과에 가깝다. 손상차손이 줄었다고 해서 이미 손상 처리한 자산의 가치가 회복됐다는 의미도 아니다.
결국 지난해 흑자전환에는 SM 지분법손익 개선과 자회사 매각이익뿐 아니라 전년도 대규모 손상차손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해 영업활동 자체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본체 영업이익 46% 급감…별도 순손익 여전히 적자
카카오엔터 본체의 수익성은 연결 기준보다 더 가파르게 악화됐다. 종속기업 실적 등을 포함한 연결 영업이익이 23.1% 감소한 데 비해 카카오엔터 법인 자체의 영업성과를 보여주는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46.3% 줄었다.
지난해 별도 매출은 1조1923억원으로 전년 1조2454억원 대비 4.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66억원에서 412억원으로 줄었다.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은 635억원으로 전년 2457억원보다 적자 폭이 축소됐지만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흑자를 유지했으나 종속기업 투자주식 손상차손 401억원을 비롯한 영업외 비용이 최종 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연결재무제표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 종속기업의 매출과 비용을 합산하고 SM 등 관계기업의 투자손익을 반영한다. 반면 별도재무제표는 카카오엔터 법인 자체의 실적을 중심으로 작성된다. 종속기업 투자주식 손상 등 투자 관련 손익도 포함되지만, 본체의 영업성과와 재무 부담을 별도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결 기준에서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별도 기준에서는 순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더욱이 두 재무제표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실적 개선을 사업 전반의 수익성 회복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SM 지분법이익은 관계기업 투자의 성과이고, 수익성이 낮은 자회사 매각은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익이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성과와 비경상적 이익만으로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카카오엔터가 영업외 손익에 좌우되지 않는 이익 체력을 확보하려면 뮤직·스토리·미디어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카카오엔터 측은 앞으로 사업 효율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2023년 이후 영업이익은 흑자였으나 영업권 손상에 따른 회계인식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왔다”며 “손상 반영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2025년에는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경영효율화와 사업구조 재편에 주력해 왔으며, 앞으로 IP의 글로벌 성장 지원과 플랫폼 고도화,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할 계획”이라며 “SM과도 음악 유통, 글로벌 사업, 콘텐츠, 팬덤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