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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업계 '보릿고개'…금융권 20% 요구에 자본조달 막막
배지원 기자
2026-10-26 09:30:00
③금융권 선제적 심사 강화…리츠·보완자본 지원에도 투자자금 공급 제한
이 기사는 2026-10-20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PF 자기자본 규제와 개발업계 파급효과.png
PF 자기자본 규제, 개발업계 ‘보릿고개’ 온다 (그래픽=챗GPT)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기자본비율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가운데 개발업계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이 규제 시행 이전부터 자기자본비율 20%를 주요 대출 심사 기준으로 반영하는 반면 시행사들이 외부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투자시장과 금융상품 공급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본확충 지원책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까지 개발업계가 자금조달의 '보릿고개'를 지나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기존 시행사들은 통상 토지비의 20~30%를 자기자본으로 투입해 사업을 추진해 왔다. 토지비가 전체 사업비의 약 30%라고 가정하면 총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은 6~9% 수준으로 개발을 추진한 셈이다. 이를 20%까지 끌어올리려면 기존에 투입하던 자본의 두 배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늘어난 자기자본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자금조달 통로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시행사가 자체 자금으로 높아진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야 하지만 실제 활용할 수 있는 투자자금과 금융상품 공급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정부는 시행사의 자기자본 확충과 초기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입한 프로젝트 리츠는 부동산 개발부터 준공 후 임대·운영까지 하나의 리츠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개발 단계에서는 설립신고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공모와 주식 분산 의무를 유예해 개발사업에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토지·건물 소유자가 프로젝트 리츠에 부동산을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주식을 받는 경우 세금 부담을 뒤로 미루는 지원책도 마련하고 있다. 현물출자 시점에 발생하는 양도소득세 납부나 법인세 과세를 주식 처분 시점 등으로 이연하는 방식이다. 토지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뒤 출자하는 대신 토지 자체를 자본으로 투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부담을 완화하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자기자본비율 산정 과정에서 시행사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PF 건전성 제도개선 방안에는 이미 납입한 자본뿐 아니라 투입 예정 자본과 후순위 대출 등도 보완자본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브릿지론에서 본PF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자기자본 기준이 높아져 추가 자본을 대규모로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초 대출 취급 시점의 자기자본비율 기준을 사업 종료 때까지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다만 이러한 지원책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사들은 당장 개발사업에 투자할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알려졌다. 금융권의 대출 심사 강화가 먼저 진행되는 상황에서 외부 자본 유치까지 어려우면 시행사들의 신규 사업 추진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제도 시행은 유예됐지만 금융권이 이미 자기자본 20%를 요구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규제가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면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범위를 넓히는 보완책은 아직 시행되지 않아 시행사들은 자금조달의 보릿고개를 겪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의 지분투자가 확대되더라도 실질적인 위험 분담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개발 위험을 직접 부담하기보다 원금 회수를 보장받기 위한 별도의 신용보강이나 안전장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외형상 자기자본비율은 높아지더라도 사업 위험은 시행사에 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기자본 규제 강화가 자본력을 갖춘 대형 디벨로퍼에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대형사 역시 사업장마다 전체 사업비의 20%를 투입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자본 여력이 한정된 만큼 신규 개발사업을 선별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디밸로퍼협회 관계자는 “중소 시행사는 자본확충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신규 사업 진입 문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시행사들이 확보한 토지를 매각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다만 매각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거나 사업을 넘기는 과정이 원활할지 역시 불투명하다. 토지를 매입하는 사업자 역시 동일한 자기자본 규제와 강화된 금융기관 심사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매도자가 사업을 정리하려 하더라도 매수자의 자본확충과 자금조달 부담이 거래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개발업계에서는 이러한 금융환경이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기자본 확보와 대출 심사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 분양 위험이 현저히 낮은 사업장 외에는 신규 사업에 착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주거사업장에 대한 자기자본 규제를 2년 유예하더라도 금융권의 보수적인 심사가 지속되면 유예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이어져 공급 확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부동산 PF 자기자본비율 규제 때문에 개발업계가 왜 힘들어하는 거야?
금융권이 요구하는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졌는데, 이를 충당할 자금 조달 통로가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기존 시행사들은 통상 토지비의 20~30%를 자기자본으로 투입해 왔어요. 토지비가 전체 사업비의 약 30%라고 가정할 경우 총사업비 대비 자기자본비율은 6~9% 수준이었는데, 이를 20%까지 끌어올리려면 기존보다 두 배 이상의 자본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정부에서는 시행사들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프로젝트 리츠 도입, 세제 지원, 그리고 자기자본 인정 범위 확대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도입한 프로젝트 리츠는 개발부터 운영까지 하나의 리츠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공모와 주식 분산 의무를 유예했어요. 또한 토지를 현물출자할 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나 법인세 납부를 주식 처분 시점 등으로 이연해 주는 세제 지원도 준비 중이에요. 금융당국은 투입 예정 자본이나 후순위 대출을 보완자본으로 인정하거나, 최초 대출 시점의 자기자본비율을 사업 종료 때까지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했어요.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 강화와 관련해서 어떤 점을 우려하고 있어?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신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고,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요. 한 업계 관계자는 “시행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이어져 공급 확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밝혔어요. 또한 금융기관이 실질적인 위험을 분담하기보다 원금 회수를 위한 신용보강이나 안전장치를 요구할 경우, 외형상 자기자본비율은 높아지더라도 사업 위험은 시행사에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어요.
대형 개발사와 중소 시행사, 그리고 부동산 시장 전체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중소 시행사는 신규 사업 진입 문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대형 개발사 또한 사업을 선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어요. 한국디밸로퍼협회 관계자는 “중소 시행사는 자본확충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신규 사업 진입 문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어요. 또한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시행사가 토지를 매각하려 해도, 매수자 역시 동일한 자기자본 규제와 강화된 금융 심사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에 거래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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