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금융당국이 주거사업장에 대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2년 유예하기로 했지만, 비주거사업장에는 자기자본비율 5%를 시작으로 규제를 적용한다. 특히 미분양과 공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식산업센터 시장은 자기자본 확충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신규 개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당국은 주거사업장 PF 자기자본비율 규제의 적용을 2년 유예하기로 확정했다. 반면 비주거사업장은 유예 대상에서 제외해 2027년부터 규제를 적용한다. 비주거사업장의 상대적으로 높은 부실률을 고려한 결정이다.
특히 비주거 PF의 자기자본비율 20% 충족 여부를 금융회사 위험가중치 차등화에 반영한다. 이에 따라 대주단이 사업장의 자기자본 확보 수준을 더욱 엄격하게 살펴보면서 분양형 비주거 개발사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비주거사업장도 자금조달과 투자금 회수 구조에 따라 규제의 영향은 다를 수 있다. 이 가운데 지식산업센터는 자금조달 구조를 보완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평가다. 물류센터는 기존에도 상당한 수준의 자기자본을 요구받는 사업장이 많았다. 펀드나 기관투자자가 참여하고 마스터리스 계약 또는 주요 임차인 확보 등을 통해 사업성을 뒷받침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물류센터는 자기자본을 30~40% 수준까지 확보해야 PF 조달이 가능한 사업장도 종종 있었다”며 “외국계 부동산자산운용사 등 투자자나 우량 임차인이 확보된 물류센터라면 이번 자기자본 규제에 따른 추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는 통매각 계약과 매매대금 회수 구조를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규제 도입 이후 금융구조를 보완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기관은 최종 매수자의 신용도와 매매대금 지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PF를 취급한다”며 “매매대금을 시행사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도록 대출 상환계좌에 직접 입금하는 구조도 활용된다”고 밝혔다.
반면 지식산업센터는 주거시설과 유사하게 다수의 수분양자에게 개별 호실을 분양하는 사업이다. 시행사는 초기 자기자본 투입을 최소화하고 분양대금으로 PF 대출을 상환하는 구조를 활용해 왔다. 사업장 전체를 인수하는 투자자나 최종 매수자를 확보하는 방식과 달리 개별 호실의 분양 성과에 따라 자금 회수 여부가 달라진다.
자기자본 확보 수준을 중심으로 금융회사의 심사가 강화되면 이러한 개발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업자는 분양 가능성과 함께 외부 지분투자 등을 통한 자기자본 조달 방안도 갖춰야 한다. 자기자본을 확충하더라도 분양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문제는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이미 미분양과 공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분양대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는 사업장에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사업의 자기자본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외부 지분투자 확보마저 어려워지면 신규 사업의 금융조달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에서는 기존 사업장의 미분양 해소가 지연되는 가운데 신규 개발사업의 자금조달 부담까지 커지면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분양 위험과 자기자본 확충 과제를 함께 안게 되면서 지식산업센터 신규 개발이 상당 기간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행업계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 개발에 20% 수준의 에쿼티를 댈 수 있는 곳은 국내에는 없을 것 같다”며 “최근 분양 수익성이나 미분양 물량 부담 때문에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규제로 인해 신규사업은 더욱 막힐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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