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HD현대그룹이 한주석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엔진기계사업부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데이터센터(AIDC) 발전용 중속엔진에 대한 시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HD현대중공업 역시 미국 빅테크로부터 수천억원 단위의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회사는 2028년까지 8336억원을 투입, AIDC 발전용 엔진 공장을 증설하며 ‘힘센엔진’을 그룹 내 캐시카우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HD현대는 이달 7일 ‘2026년 사장단 인사’를 통해 한주석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대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 회사의 엔진기계사업부에 사장급 인사가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신임 사장은 향후 데이터센터 발전용 엔진 공장 증설은 물론 자회사 HD현대마린엔진 및 HD현대엔진과의 시너지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한 사장은 선박용 엔진사업 전 분야를 경험한 현장형 전문가다. 1966년생인 그는 해군사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에 입사한 이후 33년간 엔진설계·연구개발(R&D)·생산·영업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2016년 엔진기계사업본부 상무보로 임원진에 진입한 이후 2017년 대형엔진기술부 박용기계영업 담당 상무, 2018년 R&D부문장 상무, 2020년 안전생산부문장 전무·부사장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엔진기계사업대표로 재직 중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엔진기계사업부는 사장급 조직으로 한 단계 격상됐다. 이는 최근 수익성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522억원, 2364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업일수 감소와 환율 하락으로 외형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지만 같은기간 수익성은 28.5% 증가했다. 단순 영업이익률로만 따지면 17.9%에서 24.8%로 6.9%포인트(P)나 상승했다.
수익성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초대형 선박의 동력원으로만 사용되던 4행정 중속엔진의 시장이 AIDC 영역까지 확대돼서다. 실제 미국 빅테크들이 4행정 중속엔진을 AIDC 전력 공급용으로 채택하면서 힘센엔젠의 수요는 크게 늘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올해 4월과 8월에 미국 빅테크 기업과 각각 6271억원, 9560억원 규모 힘센엔진 공급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회사는 힘센엔진 생산능력(CAPA)을 키워 캐시카우로 육성한다. 오는 2028년까지 8336억원을 투자해 3GW 규모 힘센엔진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준공 이후 힘센엔진 CAPA는 기존 3GW에서 2030년 7.2GW까지 커진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올해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힘센엔진은 현재 수요를 감안하면 증설이 당연이 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건립되는 신공장도 일관생산체제와 핵심 기자재 내재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한 사장은 엔진기계사업부의 성장세 유지는 물론 계열사 간 시너지까지 실현해내야 한다. 현재 그룹 내 계열사들이 힘센엔진을 기반으로 신규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는 점에서다. 일례로 HD한국조선해양은 힘센엔진을 통해 100MW급 부유식 발전설비(BMPP)를 개발, 관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며 HD현대마린솔루션은 힘센엔진에 대한 유지·보수 계약(LTSA)을 따내며 AM솔루션 시장 선점을 노린다.
우선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의 엔진기계사업부는 2028년 매출 5조260억원, 영업이익 1조5420억원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4행정 중속엔진에 대한 수요 가시성이 높아 엔진기계사업부는 구조적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한다”며 “최근에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에 대한 빅테크들의 수요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힘센엔진(HiMSEN Engine)은 HD현대중공업이 10년의 연구개발 끝에 2000년에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4행정(4-Stroke) 중형 엔진이다. 과거 해외 업체의 라이선스 도면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핵심 기술을 국산화했으며 현재 세계 선박용 중형 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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