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HD현대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통해 HD현대중공업 내 조선사업 총괄직을 신설하고 이상균 부회장에게 초대 수장을 맡겼다. 이 부회장 중심의 현장 경영을 통해 조선부문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사업 전반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마침 글로벌 신조시장에는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과 더불어 중국·일본 조선사의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C) 시장 진출 등 각종 각종 대외적 변수가 발생하고 있는 양상이다.
HD현대는 이달 7일 ‘2026년도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며 이 부회장을 조선사업 총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 등 조선 계열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를 발굴하는 한편 회사별 세부 실천계획 수립, 업무 조정을 통한 시너지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그룹 조선부문 컨트롤타워 역할도 HD한국조선해양에서 HD현대중공업으로 어느정도 옮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결정은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강조해온 현장 중심의 경영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 회장은 올해 3월 베트남 주요 사업장을 방문해 “회사 경영의 기본은 현장이고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40년 이상 조선업 현장에서 경력을 쌓아온 ‘조선통’이라는 점에서 해당 조건에 부합한다. 그는 인하대학교 조선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2011년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외업담당 상무, 2015년 현대삼호중공업 생산부문장 전무·부사장 등을 거쳐 2018년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이후에는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사업대표 사장·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마침 글로벌 신조시장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는 수주 내역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는 컨테이너선이 75척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탱커선이 18척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올해 10월 기준으로는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이 53척으로 가장 많았고 LPG·암모니아·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이 52척으로 집계됐다. LNGC의 경우 지난해 7척에서 올해 17척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를 위해 HD현대의 조선부문 역시 리밸런싱에 나서왔던터다. 2025년 10월 HD현대미포조선을 HD현대중공업에 합병시킨 이래로 군산조선소를 매각하는가 하면 싱가포르 신설법인을 설립해 추가적인 해외사업 투자 기회를 모색해왔다. 미국과의 마스가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한편, 양적·질적 대형화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한 해외 야드 개발을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내년부터는 그동안의 준비 과정을 넘어 성과까지 도출해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LNG 프로젝트와 에너지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LNGC 추가 발주가 예상된다. 물론 대외적 변수도 존재한다. 중국 최대 민간조선사인 헝리중공업이 LNGC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일본 역시 자국 내 LNGC 건조를 목표로 ‘조선업 재건’에 나서고 있다. 올해 1~9월 한국 조선사들의 누적 수주량은 1093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42.5% 증가했으나 같은기간 시장 점유율은 15%로 2%포인트(P) 하락했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의 역할도 현장 차원에서의 신속한 대응,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로 귀결된다. 일례로 LNGC의 경우 200K 이상으로 대형화되는 추세로 기존 도크 운영 방식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스마트 조선소 구축, 중대재해 최소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 방안도 고심해야할 시점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조선사업 총괄 신설은 그룹의 핵심사업인 조선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전반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장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글로벌 조선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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