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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누비는 신한은행의 '금융 메신저'
브로츠와프(폴란드)=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2026-10-15 08:00:00
권진만 폴란드 대표사무소장 "기업 만나야 보이는 금융 수요"…방산·체코 원전까지 활동 확대
이 기사는 2026-10-14 08:35:07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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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만 유럽신한은행 폴란드 대표사무소장(출처=신한은행 폴란드)

한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금융의 글로벌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진출은 이제 주요 금융사에 단순한 기회 모색이 아니라 핵심 사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탄탄한 해외 실적은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선순환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딜사이트는 이번 기획을 통해 세계 각 거점에서 펼쳐지는 국내 금융사의 현지 사업과 전략, 그리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편집자 주]


[브로츠와프(폴란드)=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사무소는 세일즈 조직이라기보다 메신저에 가깝습니다. 반드시 현장에 가야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으니까요.”


권진만 유럽신한은행 폴란드 대표사무소장은 기업을 만나기 전 최근 3년 치 재무제표부터 들여다본다. 직접 대출을 실행하지 않는 대표사무소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크, 그리고 그 속에서 얻는 정보라는 판단에서다. 배터리·자동차 기업을 따라 폴란드에 진출했던 신한은행의 관심이 방산과 원전으로 넓어지면서 현장에서 금융 수요를 찾아내는 그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최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딜사이트와 만난 권 소장은 “기자가 국회나 법원에 직접 들어가 있어야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듯이 은행도 마찬가지”라며 “언론에 보도되는 대형 계약뿐 아니라 현장에서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야 비로소 파악할 수 있는 사업 동향과 금융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소장이 이끄는 폴란드 대표사무소는 현지 기업을 만나 사업 현황과 투자 계획, 자금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신한은행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직접 금융을 취급하지 않지만 기업들의 사업 변화와 신규 투자 움직임을 가장 먼저 포착해 유럽신한은행의 기업금융 기회로 연결하는 전초기지인 셈이다.


◆기업 만나기 전 재무제표 3년 치부터…현장에서 쌓는 신뢰


권 소장은 국내 영업점에서 리테일과 기업금융을 두루 경험한 현장형 은행원이다. 2011년 신한은행 방배동지점에 입행한 후 2014년 평촌금융센터를 거쳐 2017년 천안지점에서 본격적으로 기업금융 업무를 맡았다. 이후 탕정금융센터와 온양·서산금융센터 등 주요 산업 거점을 두루 거치며 기업 고객을 만나 왔다. 지난 7월부터는 폴란드 대표사무소를 이끌고 있다.


국내 산업단지에서 기업 고객을 상대하며 쌓은 경험은 폴란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권 소장은 현지 기업 관계자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사업 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기업을 방문하기 전 재무 상태와 주요 사업을 충분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소장은 “사무소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네트워크”라며 “평소 기업 관계자들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는 것이 기본이지만 단순히 사람을 많이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팅 전에는 최근 3년간의 재무제표와 사업 현황을 기본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며 “상대 기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화에 나서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이자 실질적인 금융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확보한 정보는 유럽신한은행과 수시로 공유한다. 현지 기업의 투자 계획과 사업 진행 상황을 파악해 금융 수요를 전달하고, 유럽신한은행이 실제 기업금융 거래로 연결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방식이다.

◆수도 아닌 브로츠와프 택한 신한은행…제조업 공급망 따라 네트워크 구축


신한은행이 폴란드에 처음 거점을 마련한 것은 2014년이다. 당시 수도 바르샤바가 아닌 남서부 공업도시 브로츠와프를 선택했다. 한국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생산시설을 구축하던 산업 현장 가까이에서 기업들과의 접점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현재 폴란드 사무소에는 권 소장과 현지 직원 1명 등 총 2명이 근무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활동 범위는 브로츠와프에 국한되지 않는다. 남부 카토비체의 자동차 부품 산업단지부터 수도 바르샤바에 진출한 한국 기업까지 직접 접촉하며 사업 현황과 자금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권 소장은 “신한은행은 일찍부터 동유럽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한국 기업들이 집중적으로 진출하는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개설했다”며 “그동안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와 정보 수집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신한은행과 런던지점 등 해외 영업망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브로츠와프 일대는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배터리와 자동차 부품, 화학 관련 기업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대규모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국내 협력업체들이 함께 진출하면서 한국 제조업 공급망이 형성됐다. LG에너지솔루션 공장 인근 도로에 'LG'라는 이름이 붙어 있을 정도로 한국 기업이 현지 산업에 깊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 권 소장의 설명이다.


권 소장은 “대기업뿐 아니라 이들과 연결된 국내 협력업체들도 상당수 진출해 있다”며 “만도를 비롯한 1·2차 협력업체와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까지 포함하면 관련 기업이 100곳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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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브로츠와프 LG에너지솔루션 공장 앞 도로 모습. ‘LG’라고 적힌 도로명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신한은행 폴란드)

◆방산 전시회서 확인한 K방산 위상…현지 네트워크 확대


최근 권 소장이 주목하는 산업은 방산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가 국방 투자를 확대하면서 한국 방산기업의 현지 사업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배터리·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성장 속도가 조정되는 반면 방산 분야에서는 대규모 무기 도입과 현지 생산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권 소장은 지난 9월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를 직접 찾았다. 전시회에서 한국 기업 부스에 쏠린 현지의 관심과 방산 협력 확대 움직임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폴란드 최대 방산 전시회인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 다녀왔는데 한국 기업 부스에 대한 현지 관심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이 폴란드 현지 기업과 생산·정비 협력을 확대하는 등 한국 방산기업의 현지화도 구체화되고 있다. 기존 무기체계 도입에서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으로 사업 범위가 넓어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투자와 자금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 소장은 “K2 전차의 폴란드 인도 소식이 현지 주요 언론에 보도되는 등 한국 방산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커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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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신한은행 폴란드 대표사무소가 위치한 브로츠와프 시내 모습. (사진=신한은행 폴란드)

◆폴란드서 체감한 경제 성장…시선은 체코 원전까지


권 소장은 폴란드에 부임한 뒤 예상보다 높은 생활물가와 발달한 디지털 금융 환경을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현지에 오기 전에는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중·동부유럽 국가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실제 생활하면서 느낀 경제 수준은 예상과 달랐다는 것이다.


그는 “폴란드에 오기 전에는 물가가 저렴한 중진국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실제 생활해 보니 외식비가 서울보다 비싼 곳도 많다”며 “핀테크를 비롯한 IT 산업도 상당히 발전했고 소득과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곳곳에서 건설 공사가 진행되는 등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에 대해서도 현지 생활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외부의 우려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서 동부 방위의 주요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권 소장은 “폴란드는 NATO 동부 전선의 핵심 국가인 만큼 유럽 차원의 안보 지원과 국방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며 “외부에서는 전쟁 인접국이라는 이유로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안보 불안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치안이나 도시 분위기는 서유럽과 비교하면 크게 안정적”이라며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생활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권 소장의 관심은 폴란드를 넘어 체코·슬로바키아까지 이어지고 있다. 체코에는 현대자동차, 슬로바키아에는 기아의 생산거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다수의 국내 1·2차 협력업체가 진출해 있다.


특히 체코는 기존 자동차 산업 기반에 두코바니 원전 사업까지 더해지면서 새로운 금융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도하는 원전 사업에 한국 기업들의 참여가 추진되면서 관련 기자재 공급과 협력업체 진출에 따른 금융 수요도 관심 대상이다.


권 소장은 “폴란드에서 이미 기반을 닦은 배터리 산업과 앞으로 중요성이 커질 수 있는 방산 분야의 금융 수요를 발굴해 유럽신한은행의 사업 기회를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브로츠와프는 체코와 가까운 만큼 기존 자동차 관련 기업뿐 아니라 최근 원전 사업과 관련해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동향도 살펴보고 있다”며 “폴란드에서 구축한 네트워크를 체코까지 연결해 유럽신한은행의 기업금융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폴란드 대표사무소는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
현지 기업의 정보를 수집해 유럽신한은행에 전달하는 '금융 메신저' 역할을 해요. 직접 대출을 실행하지는 않지만, 현지 기업의 사업 현황, 투자 계획, 자금 수요를 파악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신한은행으로 전달하며 기업금융 기회를 연결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해요.
왜 수도인 바르샤바가 아니라 브로츠와프에 사무소를 세운 거야?
한국 기업들의 생산시설이 밀집한 공업도시이기 때문이에요. 신한은행은 2014년 처음 거점을 마련할 당시, 한국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생산시설을 구축하던 현장과 가까운 브로츠와프를 선택했어요. 현재 이곳에는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배터리, 자동차 부품, 화학 관련 기업들이 밀집해 있으며, 관련 협력업체도 10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요.
요즘 폴란드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산업 분야가 있어?
최근에는 방산 분야가 큰 주목을 받고 있어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의 국방 투자가 확대되면서 한국 방산기업에 대한 현지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에요. 지난 9월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서도 한국 기업 부스에 대한 현지 관심이 높았으며, 현대로템처럼 현지 기업과 생산·정비 협력을 확대하는 등 한국 방산기업의 현지화도 구체화되고 있어요.
신한은행 폴란드 사무소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야?
폴란드에서 구축한 네트워크를 체코와 슬로바키아까지 연결해 유럽신한은행의 기업금융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에요. 권진만 소장은 "폴란드에서 이미 기반을 닦은 배터리 산업과 앞으로 중요성이 커질 수 있는 방산 분야의 금융 수요를 발굴해 유럽신한은행의 사업 기회를 넓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며, "브로츠와프는 체코와 가까운 만큼 기존 자동차 관련 기업뿐 아니라 최근 원전 사업과 관련해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동향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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