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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따라 동유럽 간 K금융…이젠 공급망 전체 '영업 무대'
브로츠와프(폴란드)·부다페스트(헝가리)=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2026-10-12 07:00:00
폴란드 방산·인프라, 헝가리 배터리·자동차 기반…대기업 넘어 협력사·현지 기업 공략
이 기사는 2026-10-08 15:19:39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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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공장 모습. (사진=신한은행 폴란드)

한류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K-금융의 글로벌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진출은 이제 주요 금융사에 단순한 기회 모색이 아니라 핵심 사업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탄탄한 해외 실적은 '생산적 금융'이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선순환적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딜사이트는 이번 기획을 통해 세계 각 거점에서 펼쳐지는 국내 금융사의 현지 사업과 전략, 그리고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 [편집자 주]


[브로츠와프(폴란드)·부다페스트(헝가리)=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국내 은행들이 중동부유럽(CEE)을 새로운 기업금융 시장으로 공략하고 있다. 과거 삼성·LG·SK 등 한국 대기업의 해외공장 설립을 따라 현지에 진출해 자금을 공급했다면, 이제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제조업 공급망 전체로 금융 영토를 넓히는 모습이다. 협력사의 시설·운전자금부터 외환·무역금융, 국가 간 자금관리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있다.


그 중심에는 폴란드와 헝가리가 있다. 폴란드는 기존 배터리 산업에 방산·인프라 투자가 더해지면서 신규 기업금융 수요가 커지는 시장이다. 헝가리는 배터리·자동차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제조 생태계가 깊게 자리 잡은 데다 주변국으로 금융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은행들도 두 국가의 산업적 특성과 금융시장 환경에 맞춰 영업망을 구축하며 CEE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폴란드, 성장·방산·인프라가 금융수요 키운다


폴란드가 국내 금융사의 새로운 CEE 거점으로 떠오른 배경에는 유럽 내에서도 두드러진 경제 성장이 자리하고 있다. 폴란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올해 폴란드 경제가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주요국이 저성장 국면을 이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폴란드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경제 성장에 따른 기업 투자 확대와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이 맞물리면서 국내 금융사에도 새로운 기업금융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평가다.


기존 제조업 기반도 탄탄하다. 폴란드 남서부의 주요 산업도시인 브로츠와프 일대에는 LG에너지솔루션을 중심으로 배터리와 자동차부품 관련 한국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대기업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가 함께 진출하면서 금융 수요도 공장 건설을 위한 설비자금에서 협력사의 운전자금과 현지 법인의 외환·결제, 매출채권 금융 등으로 넓어질 수 있는 구조다.


최근에는 방산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실제 현대로템은 지난해 체결한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토대로 올해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과 K2PL 전차의 현지 생산·정비 협력 계약을 맺었다. 완성품 수출에서 현지 생산과 정비로 사업이 확대되면서 부품·장비 협력업체의 동반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대기업에 대한 대출뿐 아니라 협력업체의 시설·운전자금, 계약이행보증과 무역금융 등으로 고객군과 취급 업무를 넓힐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폴란드가 EU 내 물류·생산 거점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독일과 체코, 슬로바키아 등 주요 제조국과 맞닿아 있어 폴란드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이 주변 유럽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용이하다. 여러 국가에 생산·판매 거점을 둔 기업이 늘어날수록 국가 간 자금 이동과 외환·결제, 현금관리 수요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여기에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인접국이라는 지리적 이점도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사무소에서 법인·지점으로…폴란드 진출 ‘2단계’


기업금융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은행들의 폴란드 진출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초기에는 대표사무소를 설치해 시장을 조사하고 한국 기업의 현지 활동을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여신과 외환·무역금융 등을 취급할 수 있는 현지법인과 지점을 설립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장을 살핀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2014년 브로츠와프에 유럽신한은행 법인 산하 폴란드 대표사무소를 설치했다. 직접적인 영업 대신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지원하고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시장 정보를 확보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후 국내 은행들은 시장 조사와 네트워크 구축을 넘어 직접 영업 기반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IBK기업은행은 2023년 5월 브로츠와프 사무소를 개설한 뒤 2025년 11월 폴란드 금융감독청(KNF)으로부터 현지법인 영업인가를 취득했다. 같은 달 25일부터는 IBK Bank Polska SA의 공식 영업을 시작하며 한국 중소·중견기업과 현지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금융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9월 브로츠와프에 한국계 은행 최초로 폴란드 지점을 열고 직접 영업에 나섰다. 지점 개설에 앞서 폴란드 최대 은행인 PKO Bank Polski와 외환·무역금융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현지 금융회사와의 협력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체 지점을 통해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이다.


폴란드에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의 저변도 넓어지고 있다. 우리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대표사무소를 통해 현지 시장을 살피고 있다. 신한은행이 대표사무소를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현지법인·지점을 통한 직접 영업에 나서는 등 은행별 진출 전략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의 직접 영업 확대는 국내 은행들의 폴란드 사업이 단순한 한국 기업 지원을 넘어 현지에서 금융거래를 확보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현지 협력업체와 거래처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외환·무역금융과 자금관리까지 거래 범위를 넓히는 것이 향후 사업 확대의 핵심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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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유럽법인이 위치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내 모습. (사진=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헝가리, 축적된 제조업 공급망이 금융사업 기반


폴란드가 기존 제조업에 방산·인프라 등 신규 투자 수요가 더해지는 시장이라면 헝가리는 오랜 기간 축적된 한국 기업의 제조업 기반이 강점이다. 삼성SDI와 SK온 등을 중심으로 배터리와 자동차 관련 한국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구축했고, 대기업 공장을 따라 소재·부품업체들도 함께 진출했다. 국내 은행 입장에서는 이미 형성된 제조업 공급망을 바탕으로 기업금융 거래를 확보하고 주변국으로 영업 범위를 넓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헝가리 경제도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헝가리 중앙은행(MNB)은 지난 9월 경제성장률을 올해 1.8%, 내년 2.9%로 전망했다. 헝가리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가계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기업대출 시장에서도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통화정책도 완화 기조를 보이고 있다. MNB는 지난 8월 기준금리를 5.75%에서 5.50%로 25bp 인하한 뒤 9월에는 5.50%로 동결했다. 현지 금융권에서는 향후 물가와 경기 흐름에 따라 점진적인 추가 인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헝가리 은행권의 기초 체력도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MNB의 올해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지 은행권의 자기자본비율은 20.1%였으며 감사 결과 등을 반영하면 약 21%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산됐다. 부실채권(NPL) 비율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올해 2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평균 172%를 기록했다. 기업대출 회복세가 아직 뚜렷하지는 않지만 은행권의 자본·유동성 여력은 금융 수요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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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KDB유럽 법인 건물 전경. (사진=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신한은행, 네트워크 기반…KDB산업은행, 유럽 금융 허브


국내 금융사들의 헝가리 진출도 이 같은 제조업 기반과 맞물려 있다. 신한은행은 2021년 12월 부다페스트에 헝가리 대표사무소를 열었다. 폴란드 사무소와 마찬가지로 직접적인 은행 영업보다는 중·동부유럽 시장을 조사하고 현지 금융회사·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


산업은행은 현지 은행을 기반으로 한 직접 영업에서 한발 앞서 있다. 산업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한 KDB유럽 법인은 부다페스트에 본사를 두고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 헝가리 내 기업뿐 아니라 중·동부유럽에 진출한 한국 기업 등을 대상으로 국경 간 금융을 확대하며 영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KDB유럽은 국내 기업의 배터리·자동차 산업 진출에 맞춰 새롭게 설립된 금융회사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전신 금융회사는 1989년부터 헝가리에서 사업을 영위했고, 산업은행이 2002년 이를 인수했다. 이후 2013년 KDB Bank Europe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슬로바키아에 지점을 개설하는 등 중·동부유럽으로 영업 기반을 넓혀왔다.


오랜 기간 현지에서 축적한 금융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 기업뿐 아니라 헝가리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도 기업금융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현지 은행으로서 고객 기반을 넓혀온 것이다.


두 회사의 역할은 다르지만 방향은 비슷하다. 신한은행이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금융 수요를 발굴해 기존 영업망으로 연결하는 역할이라면, KDB유럽은 현지 은행 라이선스를 활용해 기업금융을 직접 집행한다. 한국 기업의 제조업 공급망을 주요 영업 기반으로 삼되 현지 기업과 주변국까지 고객군을 넓혀 중·동부유럽 전반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대기업 따라가던 금융, 이제 ‘공급망 전체’로


국내 은행들이 CEE에서 확보해야 할 경쟁력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 대기업의 현지 공장 건설과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형성된 공급망 전체에서 금융 수요를 발굴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다.


대기업을 따라 진출한 1·2차 협력사들은 생산설비 구축 이후에도 원자재 매입과 재고 확보, 인건비 지급 등을 위한 운전자금이 필요하다. 생산한 제품을 다른 유럽 국가로 판매하는 과정에서는 외환·무역금융과 매출채권 금융 수요가 발생한다. 여러 국가에 생산·판매법인을 운영하는 기업에는 국가 간 자금 이동과 현금관리도 중요한 금융 서비스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기업 한 곳과의 대출 거래를 넘어 협력업체와 현지 거래처까지 고객군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배터리·자동차뿐 아니라 방산과 원전, 인프라로 한국 기업의 진출 산업이 넓어질수록 기업별·국가별 금융 수요도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현지화도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기업의 신용도와 거래 관계를 기반으로 현지에 진출하는 것에서 나아가 현지 협력업체와 비한국계 기업까지 고객으로 확보해야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의 CEE 전략도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새롭게 발생하는 기업금융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현지법인과 지점을 통한 직접 영업을 확대하고, 헝가리에서는 축적된 제조업 네트워크와 현지 금융 기반을 활용해 주변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방식이다. 한국 기업을 따라 유럽에 진출했던 국내 은행들이 이제는 현지 공급망과 기업금융 시장을 직접 공략하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요즘 국내 은행들이 중동부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가 뭐야?
대기업의 해외 진출을 따라가는 것을 넘어, 대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된 제조업 공급망 전체로 영업 영토를 넓히기 위해서예요. 과거에는 한국 대기업의 현지 공장 설립에 맞춰 자금을 공급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협력사의 시설·운전자금부터 외환, 무역금융, 국가 간 자금관리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있어요.
폴란드 시장은 어떤 상황이고, 국내 은행들은 어떻게 진출하고 있어?
폴란드는 배터리, 방산,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금융 수요가 커지고 있는 시장이에요. 국내 은행들은 초기 시장 조사 단계인 대표사무소 운영을 넘어, 직접 영업이 가능한 현지법인이나 지점을 설립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어요. 신한은행은 2014년 브로츠와프에 폴란드 대표사무소를 설치해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고, IBK기업은행은 2025년 11월 현지법인 영업인가를 취득해 11월 25일부터 IBK Bank Polska SA의 공식 영업을 시작해요.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한국계 은행 최초로 폴란드 지점을 열고 직접 영업에 나섰으며, 우리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대표사무소를 통해 시장을 살피고 있어요.
헝가리 시장의 특징과 경제 상황은 어때?
헝가리는 삼성SDI와 SK온 등을 중심으로 배터리와 자동차 관련 제조업 기반이 이미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는 곳이에요. 헝가리 중앙은행(MNB)에 따르면 올해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며, 경제성장률은 올해 1.8%, 내년 2.9%가 될 것으로 전망했어요. 통화정책의 경우, MNB는 지난 8월 기준금리를 5.75%→5.50%로 25bp 인하한 뒤 9월에는 5.50%로 동결했어요.
헝가리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은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어?
기업의 성격에 따라 네트워크 구축과 직접 영업 방식으로 나뉘어 있어요. 신한은행은 2021년 12월 부다페스트에 헝가리 대표사무소를 열어 시장 조사와 현지 금융회사·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하고 있어요. 반면 산업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한 KDB유럽은 부다페스트에 본사를 두고 기업금융을 직접 집행하며 한국 기업뿐 아니라 헝가리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도 영업을 확대하고 있어요. KDB유럽은 1989년부터 헝가리에서 사업을 영위해온 오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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