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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빚 23년 추심하는 동안 기은·산은 299억 수령…책임론 부상
구예림 기자
2026-10-08 15:38:20
기업은행 배당 215억·산업은행 수수료 84억…금융위, 새도약기금 매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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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영 기업은행장(왼쪽)과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출처=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회면 캡쳐)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부실채권을 23년간 추심하는 동안 국책은행들은 배당금과 수수료로 299억원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은행은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에 출자해 배당금을 챙겼고 산업은행은 수탁업무를 맡아 수수료를 수령했다. 취약차주의 재기를 지원해야 할 국책은행들이 장기추심 구조에서 수익을 거뒀다는 지적에 두 은행장은 책임을 인정하거나 유감을 표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의 장기연체채권 추심 문제를 거론하며 국책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집중 추궁했다.


상록수는 2003년 카드대란 당시 급증한 신용카드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유동화전문회사다. 부실채권을 넘겨받아 회수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설립 이후 20년 넘게 추심을 이어오면서 장기연체자의 경제적 재기를 가로막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행은 장기간 배당금을 수령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상록수로부터 19년간 총 215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기업은행은 현재 상록수 지분 10%를 보유한 출자사로 참여해 왔다.


김 의원은 서민과 소상공인 금융을 책임지는 국책은행이 다른 한편에서는 장기연체채권 추심에 따른 수익을 배당받아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적 형평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책은행이 배당금을 수령한 것은 도덕적 해이로 볼 여지가 있다며 장민영 기업은행장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장 행장은 "말씀하신 부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 역시 장기추심 구조에서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의원은 산업은행이 23년간 상록수의 수탁업무를 담당하면서 총 84억원의 수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상록수가 2011년과 2019년 두 차례 만기를 연장한 사실을 거론하며 산업은행이 장기연체채권의 성격을 파악하고도 수탁업무를 이어온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에게 "어떤 채권의 성격인지 알았으면 이런 부분에서는 조금 더 국책은행이니까 책임져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박 회장은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있다며 "너무 아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책은행들이 수익을 거두는 동안 채무자들의 빚은 불어났다. 김 의원은 카드대란 당시 1000만원이었던 빚이 장기간 누적된 이자로 4400만~4500만원까지 늘어난 사례를 제시했다.


장기연체채권 구제 정책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김 의원은 2013년 국민행복기금 출범 당시 일부 장기연체채권은 구제 대상에 포함됐지만 상록수로 넘어간 채권은 이후에도 추심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같은 시기에 발생한 부실채권이라도 어느 기관이 보유했느냐에 따라 채무자의 구제 여부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상록수에 편입된 채권의 경우 국민행복기금 출범 이후에도 13년간 추심이 지속됐다며 채무조정 정책의 형평성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두 은행에 향후 대응 방안을 의원실과 협의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유동화회사를 통해 간접 보유한 연체채권이 금융당국의 보고체계에서 빠져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도적 보완을 촉구했다.


금융당국은 상록수의 장기연체채권을 새도약기금으로 넘겨 정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상록수 출자사들과 회의를 열고 보유 채권 매각 및 회사 청산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금융위가 밝힌 정리 대상은 약 11만명, 채권액 8450억원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상록수에 새도약기금 참여를 계속 요청했지만 만장일치 의결 구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3년 동안 계속해서 추심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 책임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상록수 측을 다시 설득해 관련 채권을 전부 새도약기금에서 매입하기로 했으며 현재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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