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 중국 브랜드가 화제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중국차가 한국에서 통하겠느냐, 중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워낙 커 쉽게 시장을 뚫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지금은 그 자신감이 위기의식으로 바뀌었다. 이러다 안방 시장마저 중국 브랜드에 내주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한국에 진출한 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한국 법인 BYD코리아를 설립한 후 전기 상용차를 앞세워 사업을 확대했고 2025년에는 승용 브랜드를 출범하며 판매를 넓혔다.
기세가 매섭다. 지난해 초 국내 승용차 시장에 뛰어든 BYD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 1만대를 넘겼다. 같은기간 현대차·기아의 내수 점유율은 69.8%로 70%선이 무너졌다. 6월 월간 판매량은 4652대(점유율 12.2%)까지 늘며 수입차 4위에 올랐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일본차와의 격차다. 6월 일본 브랜드는 도요타 1401대, 혼다 47대, 렉서스 1694대로 총 3142대(8.3%)에 그쳤다. BYD 한 브랜드의 판매량이 도요타·혼다·렉서스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이쯤 되니 도로에서도 BYD 차량을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그리고 "생각보다 괜찮더라"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물론 이같은 판매량으로 중국 브랜드의 한국 시장 안착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BYD코리아는 4월 2023대를 판매한 뒤 5월 655대로 급감했다. 판매가 전기차 보조금에 기대고 있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사후관리(AS)와 중고차 잔존가치, 내구성 등은 앞으로도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업계가 중국 브랜드를 예전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속도 때문이다. 수입차의 경우 국내에서 브랜드 입지를 구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2001년 렉서스가 국내에 들어온 뒤 20년 넘게 수입차 시장의 한 축을 지킨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데 BYD는 국내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지 1년반 만에 일본 주요 브랜드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일본 완성차가 철수하는 행보와 대조적이다. 2012년 스바루, 2013년 미쓰비시, 2020년 닛산과 인피니티가 한국을 떠났고 혼다마저 올해 말 철수한다. 앞으로 국내에 남는 일본 브랜드는 도요타와 렉서스뿐이다. 반면 중국 브랜드는 BYD에 이어 지커, 샤오펑, 둥펑, 체리 등이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가 한국에 우후죽순 들어오지만 이는 중국 브랜드간의 경쟁으로 볼 일이 아니다.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각자 점유율을 확보하기 시작하면 결국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상황이 이러니 정책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는 국내 자동차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생산세액공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소비자 대상 구매보조금만으로는 생산 과정에서의 비용 경쟁력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 까다로워진 보조금 산정 기준과 엄격한 AS 평가 제도만으로는 중국 브랜드의 공세를 막는데 한계가 분명하다. 일본차가 20년에 걸쳐 쌓은 자리가 1년 반만에 넘어간 것은 한국 완성차의 우위도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돌파구를 찾을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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