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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억 고덕 신사옥 접고 또 성내동 960억…JYP, 자본배분 '시험대'
이태민 기자
2026-10-14 07:00:00
②고덕 부지 투자금 회수 전 성내동 신규 매입…연내 지급액 710억, 상반기 영업현금의 2.4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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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테인먼트가 건립을 철회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신사옥 예상 투시도. (사진=유현준건축사사무소)

[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JYP엔터테인먼트가 755억원을 들여 추진한 신사옥 건립을 접었지만, 투자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고덕동 부지에 묶인 자금을 회수하기도 전에 성내동 부동산 960억원을 새로 사들이기로 하면서다. 올해 안에 지급하기로 한 매입대금만 710억원이다. 상반기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의 2배를 웃도는 규모다. 신사옥 건립 계획은 백지화됐지만 기존 투자금 회수와 신규 사옥 건립에 따른 추가 비용은 여전히 남아 있다. 대규모 투자 방향을 바꾼 JYP 경영진의 자본배분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960억 새 투자 결정…연내 지급액, 상반기 영업현금의 2.4배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YP는 지난 8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 448-11과 448-26 소재 토지 및 건물을 총 96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2025년 말 연결 자산총액 8511억원의 11.28%에 해당하는 규모다. 회사는 중장기 사업 확장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고 사옥 증설을 통해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취득 목적을 밝혔다.


이번 거래는 두 건으로 나뉜다. JYP는 현대영어사 소유 부동산을 500억원에, 개인 3명이 보유한 부동산을 460억원에 각각 매입한다. 소유권 이전 예정일은 내년 2월 26일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매입대금 지급 일정이다. JYP는 계약 체결일인 이달 8일 계약금 146억원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오는 12월 30일에는 564억원을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내년 2월 26일 지급 예정인 나머지 250억원을 제외하면 전체 매입대금의 약 74%인 710억원이 올해 지급 일정에 잡혀 있다. 실제 현금 지급액은 임대보증금 정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올해 지급 예정액은 JYP가 상반기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의 2.4배에 달한다.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JYP의 상반기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95억5733만원으로 전년 동기 180억7133만원보다 약 63.6% 증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음반·공연·MD(기획상품) 판매 등 본업을 운영하면서 실제로 들어오고 나간 현금을 반영한 지표다.


본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이 늘었지만, 신규 부동산 매입에 필요한 자금 규모도 만만치 않다. 성내동 부동산 취득대금 960억원은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약 3.2배다. 연내 지급 예정액 710억원만 놓고 봐도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을 414억원가량 웃돈다.


JYP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도 상당하다.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738억원으로 지난해 말 2945억원보다 약 207억원 감소했다. 여기에 정기예금 794억원과 단기금융상품 100억원을 더하면 현금과 단기 예금·금융상품은 약 3632억원에 이른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보유 현금과 단기간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을 뜻한다. 정기예금과 단기금융상품은 별도 항목으로 분류돼 있지만, 만기와 사용 제한 등에 따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이다. 다만 이들 자산 전체가 즉시 인출 가능한 현금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연내 지급 예정액 710억원은 6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의 약 25.9%, 정기예금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친 3632억원의 약 19.5%에 해당한다. JYP가 당장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준은 아니지만, 기존 고덕 부지 투자금을 회수하기 전에 신규 부동산 취득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 296억원은 2025년 연간 1243억원보다 크게 작은 금액이다. 두 수치는 비교 기간이 다르지만, 올해 들어 본업에서 확보한 현금과 새로 결정한 투자 규모를 비교하면 사옥 투자에 따른 자금 배분 부담이 드러난다.


건축허가 6개월 전 용도변경 승인…입지 검토 적절성 도마


JYP는 같은 날 2023년부터 추진해 온 고덕동 신사옥 건립 사업을 최종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회사는 2023년 10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로부터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내 1만675㎡ 규모의 토지를 약 755억원에 매입했다. 분산된 업무 공간을 통합하고 중장기 성장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였다.


당초 신사옥은 지하 5층~지상 17층, 연면적 약 6만9259㎡ 규모로 계획됐다. 사무실과 대형 연습실, 약 800석 규모의 공연장 등을 갖출 예정이었고 건축가 유현준 교수가 설계에 참여했다. 사업은 올해 4월 건축허가를 받을 정도로 진행됐지만, 인접 부지의 용도변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방향이 바뀌었다.


신사옥 앞에 공원으로 조성될 것으로 예상했던 부지가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자족시설용지로 변경된 것이다. JYP는 인접 부지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아티스트의 사생활 보호와 기존 건축설계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4월 용도변경 사실을 처음 인지한 뒤 SH공사 및 강동구청과 협의했지만, 지난 8월 31일 SH공사로부터 용도변경 절차에 문제가 없으며 원상회복도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문제는 인접 부지의 용도변경이 JYP의 건축허가보다 먼저 이뤄졌다는 점이다. 서울시 측 설명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 24일 해당 부지를 공원용지에서 자족시설용지로 변경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강동구가 JYP 신사옥 건축을 허가한 것은 약 6개월 뒤인 올해 4월 15일이다.


JYP가 건축허가를 받기 약 6개월 전 이미 주변 개발계획이 달라졌던 셈이다. 특히 2023년 9월 토지 공급 공고에도 주변 토지이용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억원을 투입하는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주변 개발계획은 입지 선정과 건축설계의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사전 검토의 적절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회사가 올해 4월에야 용도변경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힌 만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변 개발계획을 얼마나 면밀히 확인했는지가 쟁점으로 남는다. 건축허가까지 받은 사업을 전면 철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초기 투자 검토부터 설계 추진, 대외 협의에 이르는 의사결정 과정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JYP 성내동 사옥. (출처=카카오맵)

고덕 부지 755억 회수 미정…설계비 손실 가능성도


고덕 신사옥 건립을 철회하면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존 투자금 회수다. JYP는 해당 부지의 필지분할 등기를 마친 뒤 매각하고, 회수한 자금을 중장기 사업 확장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매각 시점과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다. 부지 취득에 들어간 755억원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도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고덕 신사옥을 짓지 않는다고 토지 취득대금 755억원이 곧바로 손실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토지는 회사가 보유한 자산으로 남으며, 향후 매각가격에 따라 처분이익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토지대금 외에 이미 지출한 사업 준비 비용이다. 기존 신사옥 건립을 위해 지출한 설계비와 인허가 관련 비용은 토지와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해당 지출이 재무제표에 자산으로 잡혀 있고 다른 사업에 활용할 수 없다면 가치 하락을 반영하는 손상차손이나 비용 처리가 필요할 수 있다.


JYP의 유형자산은 2023년 말 약 563억원에서 2024년 말 140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6월 말에는 1419억5845만원으로 지난해 말 1417억9866만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유형자산은 토지·건물·설비처럼 회사가 장기간 사용하는 실물 자산을 뜻한다.


유형자산 가운데 건설중인자산은 아직 완공되지 않은 시설에 투입한 금액 등을 기록하는 항목이다. 2024년 말 건설중인자산은 약 815억원이었다. 여기에 고덕 신사옥 사업에 부지대금 외 얼마가 투입됐는지, 기존 설계와 인허가 관련 비용 가운데 얼마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특히 JYP가 성내동에 새로운 사옥을 마련하기로 한 만큼 기존 고덕 신사옥을 전제로 설계한 시설과 공간 구성을 얼마나 재활용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설계비 등 이미 지출한 비용의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신사옥 계획 변경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추가될 수 있다.


부동산 취득가만 1715억…신축비·자본배분 효율성 시험대


고덕 부지 투자금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성내동 신규 투자에도 추가 비용이 남아 있다. 공시된 960억원은 토지와 기존 건물을 취득하는 가격이다. 회사가 밝힌 목적대로 사옥을 새로 짓거나 증설하려면 설계·인허가와 공사비가 추가될 수 있다. 기존 건물의 활용 또는 철거 여부, 신축 규모와 총사업비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고덕 부지를 매각하기 전 성내동 부동산 취득까지 완료하면 두 지역 부동산의 취득가격 합계는 약 1715억원에 이른다. 이는 앞으로 1715억원을 새로 지출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존에 투입한 고덕 부지대금과 새로 계약한 성내동 취득금액을 합한 수치다.


고덕 부지 매각을 통해 투자금 일부 또는 전부를 회수할 수 있지만, 매각 시점과 가격에 따라 신규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달라진다. 성내동 신축비까지 고려하면 JYP가 사옥 관련 투자에 최종적으로 얼마를 투입하게 될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투자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신규 사옥의 경제적 효과를 입증하는 것도 과제다. JYP는 기존 성내동 본사 외에 여러 임차 건물을 사용해 왔다. 인근 부동산을 매입해 업무 공간을 통합하면 임차료를 줄이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신규 부동산 취득과 공사에 투입하는 자금에 비해 임차료 절감 및 업무 효율 개선 효과가 얼마나 큰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주주환원 정책과의 관계도 주목할 부분이다. JYP는 2026~2028년 별도 당기순이익의 15~20%를 배당하는 정책을 제시했다. 별도 당기순이익은 해외 자회사 등을 합산한 연결 실적이 아니라 JYP 본사 자체의 순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이다.


올해 상반기 JYP가 실제 지급한 배당금은 연결 기준 약 291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 296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이는 배당금을 지급하기 전 영업활동현금흐름과의 단순 비교로, 배당 재원이 부족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동시에 대규모 부동산 투자까지 집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금 운용의 우선순위가 더욱 중요해졌다.


JYP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6532억원의 자본총계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총계는 회사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규모로, 재무적 완충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재무 여력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투자금 회수와 신규 투자 집행이 어긋나면 자금 활용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 있다.


고덕 신사옥 철회는 단순한 입지 조정이 아니라 수백억원대 투자 판단을 다시 검증받는 계기가 됐다. 기존 부지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와 신규 사옥의 투자 효율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경영진의 자본배분 능력을 둘러싼 의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JYP엔터테인먼트가 고덕동 신사옥 건립을 포기하고 성내동에 96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는데, 어떤 내용이야?
JYP엔터테인먼트가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토지와 건물을 총 960억 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어요. 이번 거래는 현대영어사 소유 부동산 500억 원과 개인 3명이 보유한 부동산 460억 원을 각각 매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요. 소유권 이전 예정일은 내년 2월 26일이에요.
성내동 부동산 매입 비용이 상반기 벌어들인 현금보다 훨씬 많다는데, 자금은 어떻게 마련해?
올해 안에만 총 710억 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JYP는 이달 8일에 계약금 146억 원을 지급했고, 오는 12월 30일에 564억 원을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에요. 내년 2월 26일에 나머지 250억 원을 지급하면 총 960억 원의 매입대금이 완료돼요. 올해 지급할 710억 원은 JYP의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인 295억 5,733만 원의 약 2.4배에 달하는 규모예요.
고덕동 신사옥 계획은 왜 갑자기 무산된 거야?
인접 부지의 용도변경으로 인해 아티스트의 사생활 보호와 건축 설계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JYP는 2023년 10월 약 755억 원에 강동구 고덕강일지구 내 토지를 매입해 신사옥 건립을 추진해 왔어요. 하지만 인접 부지가 공원에서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자족시설용지로 변경되면서 계획을 철회하게 되었어요. 해당 부지의 용도변경은 JYP가 건축허가를 받은 2024년 4월 15일보다 약 6개월 앞선 2023년 10월 24일에 이미 승인된 상태였어요.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자금 운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는데, 현재 JYP의 재무 상태는 어때?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자금 배분 부담이 있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준은 아니에요. JYP의 6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738억 원이에요. 여기에 정기예금 794억 원과 단기금융상품 100억 원을 더하면 약 3,632억 원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요. 다만, 고덕 부지 매각을 통한 755억 원의 투자금 회수 여부와 성내동 신축에 들어갈 추가 비용, 그리고 설계비 등 매몰 비용 발생 가능성은 과제로 남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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