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보유 부동산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충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토지를 재평가모형으로 인식하면서 장부가액이 역사적 원가보다 크게 불어난 데다 기존에 담보로 제공한 자산의 실제 설정 한도 역시 장부가액 대비 낮아 추가 담보 대출 여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아워홈 잔여지분 매입과 더플라자호텔 리모델링 등 조달해야 할 자금 규모가 상당한 만큼 부동산을 활용한 자금 조달이 적극적으로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유형자산 중 토지를 재평가모형(공정가치)으로 인식하고 있다.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별도기준 토지의 역사적 원가는 7528억원이지만 재평가를 거친 장부가액은 1조4159억원에 달한다.
원가와 공정가치의 격차는 6631억원이다. 이 가운데 법인세효과 등을 차감한 누적 재평가잉여금도 별도기준 5104억원에 달한다. 토지의 공정가치 평가액 상승이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재평가잉여금이 기타포괄손익에 환입된 뒤 자본으로 쌓이면서 부채비율 등 재무비율을 방어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토지 가치 증가분이 이미 자본에 상당 부분 쌓여 있다는 뜻이다.
담보 여력도 충분히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말 별도기준 대출 담보로 제공된 토지·건물의 장부가는 1조534억원이었는데 실제 설정된 담보한도는 4551억원으로 장부가의 43% 수준이다. 이론적으로는 추가 담보 대출을 받을 여지가 남아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앞서 부동산 자산의 유동화 전례도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12월 서울 소공동 한화빌딩 지분을 계열사 한화생명보험에 802억5000만원에 매각한 뒤 같은 공간을 다시 임차해 쓰는 방식을 택했다. 소유권은 넘기되 사용권은 유지하는 세일앤리스백에 가까운 구조로 다른 보유 부동산에도 비슷한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담보 여력이 주목 받고 있는 건 최근 급격히 불어난 차입 부담이 꼽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아워홈·신세계푸드 급식사업·정상북한산리조트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총차입금이 2024년 말 3561억원에서 2026년 상반기 말 1조4451억원으로 4배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문제는 앞으로 조달해야 할 자금도 상당하다는 점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62%를 매입하기로 했고 2025년 5월 1차 거래를 통해 50.62%를 확보했다. 당시 잔여지분 8%는 2년 안에 매입하기로 약정했었고 매입기한은 2027년 5월까지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은 400억원대에 불과한데 아워홈 잔여지분 매입에만 1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서울시청 앞 랜드마크인 더플라자호텔도 지난달 영업을 중단하고 2029년 재개관을 목표로 3년간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보유 현금만으로 예정된 자금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이에 따라 부동산을 담보로 추가 자금을 조달하거나 일부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이 선택지로 거론될 수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재평가로 확보된 부동산 담보여력을 활용해 추가 차입에 나서거나 세일앤리스백 등 유동화 방식으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업계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 당장 추가 차입이나 자산 유동화 등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것은 없다"며 "재무건전성 관리가 가능한 한도 내에서 다양한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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