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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테마에 너도나도 유니콘
김기령 기자
2026-10-01 08:25:00
치솟는 로봇 몸값에도 투자 행렬…VC 업계에 번지는 포모
이 기사는 2026-09-30 08:50:55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투자를 하자니 비싸고, 안 하자니 불안하다. 요즘 로봇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벤처캐피탈(VC) 심사역들의 딜레마다.


일단 몸값부터 심상치 않다. 피지컬 인공지능(AI) 붐이 일면서 로봇은 미래 산업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기대가 커지는 만큼 기업가치도 빠르게 뛰었다. 매출이 제대로 나오기도 전에 수천억원의 몸값을 인정받는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기업가치 5000억원도 더는 놀랄 숫자가 아니다. 이 속도라면 1조원짜리 유니콘도 금세 나올 기세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지금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면 다음 투자 라운드에서는 그보다 높은 몸값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몸값에는 이미 수년 뒤 성장 가능성까지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이미 가격에 반영된 기대를 넘어서는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 미래 실적을 현재 몸값에 미리 반영할수록 다음 라운드에서 증명해야 할 성장의 눈높이도 높아진다.


VC 심사역들이 국내 로봇 스타트업 투자를 경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피지컬 AI 시장이 커지는 것과 개별 로봇 기업이 그만큼의 가치를 가져가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들이 주로 공략하는 제조 현장에서는 핵심 데이터와 로봇 도입의 주도권을 대기업이 쥐고 있다. 휴머노이드 시장으로 나가면 결국 글로벌 업체들과의 양산 경쟁을 피하기 어렵다. “글로벌 톱5 안에 들지 못하면 살아남기 쉽지 않다”는 말이 심사역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투자금은 로봇으로 몰린다. 투자하지 않은 로봇 스타트업이 1조원짜리 기업으로 성장하게 되면 그 역시 심사역의 오판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하우스들이 앞다퉈 베팅하는데 혼자 빠지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른바 포모(FOMO·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다. 하우스 내부 투자심의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밸류가 과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나서서 제동을 걸기 쉽지 않다.


높은 가격에 투자하더라도 추후에 구주를 팔고 나오면 된다는 계산도 있다. 하지만 구주 매각은 만능 탈출구가 아니다. 기대했던 매출이 나오지 않고 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마저 나빠지면 가격을 낮춰도 받아줄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 사정을 알고도 다른 투자자에게 지분을 넘겼다는 뒷말이라도 나오면 심사역과 하우스의 평판까지 걸린다.


벤처투자는 원래 미래에 투자하는 일이다. 당장의 매출만 따져 투자했다면 오늘날의 유니콘도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로봇 스타트업들 역시 지금의 밸류가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지금 거론되는 몸값이 정말 거품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국내에서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로봇 기업이 나온다면 지금은 오히려 싼 가격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미래 가능성을 믿는 것과 미래의 가치까지 현재 가격에 모두 얹어주는 것은 다른 문제다. 불안감에 투자하는 순간 투자는 기업 자체를 보는 게 아니라 다음 밸류를 좇는 일이 된다. 유니콘이라는 이름이 흔해질수록 돈을 대는 VC의 질문은 더 까다로워져야 한다.

요즘 로봇 스타트업 몸값이 왜 이렇게 높게 책정되는 거야?
피지컬 AI 붐으로 인해 로봇이 미래 산업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기업가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요. 매출이 제대로 나오기 전임에도 수천억 원의 몸값을 인정받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으며, 기업가치 5000억 원을 넘는 사례도 흔해졌어요. 이 추세라면 1조 원 규모의 유니콘 기업도 빠르게 등장할 것으로 보여요.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책정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다음 투자 라운드에서 더 높은 몸값을 받아야 하는 부담이 생겨요. 현재의 몸값에는 이미 수년 뒤의 성장 가능성이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기업은 다음 투자 단계에서 이미 가격에 반영된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반드시 증명해야 해요.
VC 심사역들이 로봇 스타트업 투자를 경계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뭐야?
시장 경쟁과 데이터 주도권 문제 때문이에요. 국내 스타트업들이 주로 공략하는 제조 현장에서는 대기업이 핵심 데이터와 로봇 도입의 주도권을 쥐고 있어요. 또한 휴머노이드 시장에 진출할 경우 글로벌 업체들과의 양산 경쟁을 피하기 어려워요. 이 때문에 심사역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톱5 안에 들지 못하면 살아남기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 로봇 분야에 투자금이 몰리는 거야?
다른 투자사들이 베팅할 때 혼자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인 포모(FOMO) 때문이에요. 투자하지 않은 로봇 스타트업이 1조 원 규모의 유니콘으로 성장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오판을 피하기 위해서예요. 다만, 높은 가격에 투자했다가 기업 가치가 떨어지면 구주 매각을 통한 탈출도 어려워질 수 있고, 심사역과 하우스의 평판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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