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포스코퓨처엠과 대규모 인산리튬철(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 100% 국내 생산 LFP 배터리를 통해 정부 주도의 제3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배터리 4대 핵심소재 모두 국내 업체 제품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ESS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포스코퓨처엠과 LFP 양극재 공급계약에 대한 막바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세부사항에 대한 조율이 끝나면 곧바로 계약 체결에 들어갈 예정으로, 계약 규모는 조 단위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8월 국내 유력 배터리 업체와 내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19만톤(t) 이상의 LFP용 양극재 공급계약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LFP 배터리는 기존 NCA·NCM 등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출력은 낮지만 열안정성과 낮은 발화 가능성이 특징이다. 발화점이 높고 열폭주 가능성이 낮으며 산소 방출이 거의 없어 대규모 ESS 환경에서 확산 위험을 본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증설 등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LFP 배터리의 수요 역시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글로벌 ESS 신규 시장의 90% 이상이 LFP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순간적 고출력, 높은 에너지밀도를 요구하는 전기차(EV) 시장과 달리 10년 이상 장수명으로 상시 안정적 운전이 필요한 ESS 시장의 경우 LFP 배터리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우선 조간만 있을 정부 주도의 제3차 중앙계약시장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는 앞서 22일 총 1180MW 규모의 '2026년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공고했다. 앞선 1차(563MW)·2차(565MW) 낙찰 물량을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라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다. 현재까지 입찰 결과를 살펴보면 삼성SDI가 629MW(55.8%)로 가장 많은 물량을 가져갔고 SK온(284MW, 25.2%)과 LG에너지솔루션(215MW, 19.1%)이 뒤를 이었다.
이에 LG엔솔은 ‘100% 국내 생산 LFP 배터리’와 ‘핵심 소재 국산화’를 전면에 내세워 3차 중앙계약시장 입찰에 참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가격 평가요소인 국내산업기여도·화재 안전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100% 국내산 방침을 통해 수주 경쟁에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LG엔솔은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100% 생산되는 ESS용 LFP 배터리 셀을 앞세울 예정이다. 지난 1·2차 중앙계약시장에서 한국 오창·중국 남경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통해 입찰에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순수 국내 생산 제품으로만 참여하는 셈이다.
오창 에너지플랜트는 내년부터 연간 1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한다. 그런 만큼 3차 중앙계약시장 물량이 공급되는 2028년부터는 100% 물량 대응이 가능하다는 게 내부적인 판단이다.
LG엔솔은 나아가 양극재 외에도 음극재·분리막·전해액 등 배터리 4대 핵심소재 모두 국내 업체 제품을 사용한다는 방침도 확정했다. LG엔솔은 국내에서 안정적인 LFP 수요 기반을 마련하고 소재 업체들이 관련 기술 및 양산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ESS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LFP 양극재 물량은 향후 포항 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포항공장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 라인 일부를 LFP 양극재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중국 피노-CNGR사와 합작한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가 포항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지분율에 따라 미국 IRA의 해외우려기관(FEOC) 규제에 저촉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배터리 소재에 대한 국내 공급망 구축, 수급 다변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배터리 소재 업체와의 장기 계약에 의존했던 기존 밸류체인을 탈피하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트럼프 정부는 IRA 세부 지침을 통해 중국 업체가 일정 지분 이상 소유한 법인에서 생산된 배터리 부품을 이용한 ESS를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셀사와 소재사 간 협력도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삼성SDI가 올해 3월 엘앤에프와 1조6000억원 규모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최근 SK온도 내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포스코퓨처엠에게 1조1000억원 어치 LFP 양극재를 공급 받기로 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그간 LFP 분야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며 시장을 주도해 왔다"며 “이번 계약은 소재부터 셀 생산까지 모두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는 LFP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