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현대로템이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준비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선행 과제를 통해 구성품 단계까지 제작 능력을 확보한 데 이어 전북 무주 생산기지 조성과 현대자동차와의 생산 자동화 협력으로 양산 기반도 갖춰 나가는 모습이다. 체계개발 사업 수주에 성공할 경우 개발부터 무주에서의 양산까지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ADD는 이달 중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국산 전투기 KF-21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공 무장을 국내 기술로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KF-21은 유럽 MBDA의 미티어를 장거리 공대공 무장으로 탑재하고 있어 KF-21 국산 무장 가운데 마지막 남은 대형 과제로 꼽힌다. 2033년까지 7535억원을 들여 개발을 마치고 2035년부터 1조1471억원 규모 양산에 들어가는 일정이며 전체 사업 규모는 약 1조9000억원에 이른다.
현대로템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와 함께 기체구조·추진기관 분야로 이번 사업에 참여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선행 과제를 통해 고체 연료를 포함해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에 필요한 기술 역량을 입증했다"며 "개발부터 생산, 공급까지 완벽히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사업의 승부처로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을 꼽는다. 덕티드 램제트 엔진은 비행 중 공기를 빨아들여 연료를 태우는 방식으로 유도탄의 속도와 사거리를 끌어올리는 차세대 추진기관이다. 현대로템은 2024년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추진제 조성 개발 과제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기체구조·추진기관 핵심기술 과제를 따내 실제 제품과 같은 수준의 상세 설계를 맡고 있다. 이를 통해 구성품 단계까지 제작 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핵심기술 과제는 체계개발과 연계된 사업으로, 선행 과제서 확보한 설계와 제작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의 바탕에는 1990년대 한국 최초의 액체추진로켓 개발에 참여하며 쌓은 엔진 기술과 2000년대 초부터 이어 온 램제트 엔진 개발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양산을 위한 준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전북특별자치도·무주군과 투자협약을 맺고 무주군 적상면 일원 76만330㎡(약 23만평) 부지에 2034년까지 약 3000억원을 투입해 항공우주 종합 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무주 생산기지에서는 덕티드 램제트 엔진, 이중 램제트 엔진, 메탄엔진 등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주력 품목인 덕티드 램제트 엔진이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의 추진기관이다. 무주는 ADD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대전의 연구 거점과 1시간 거리에 있어 연구기관과 협업도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현대로템은 현대차와 포괄적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통해 생산 공정 자동화도 추진키로 했다. 현대차의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항공우주 생산 공정에 적용해 사업장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무주 생산기지에도 자동화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며, 적용 공정과 시점 등 세부 내용은 협약을 바탕으로 구체화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대로템이 체계개발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추진기관 양산까지 직결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2033년까지 개발을 완료한 후 2035년부터 무주에서 양산을 시작하는 구조다.
2034년으로 잡은 무주 생산기지 구축 목표시점도 수주 결과에 따라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사업을 수주하면 램제트 엔진 등 수주 품목을 무주에서 양산하게 되는 만큼 생산기지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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